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 구원왕 경쟁은 싱겁게 끝났다. 시즌 초반부터 오승환(삼성)이 독주하더니 '역시나'로 끝났다. 1위 오승환(47세이브)과 2위 김사율(롯데·20세이브)와의 격차가 27개나 났다. 오승환의 세이브 신기록 도전까지 없었더라면 세이브 추가를 보는 재미가 하나도 없을 뻔했다.
올해는 다르다. 오승환이나 삼성의 입장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결과가 재현되기를 바라겠지만 도전자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손승락(넥센), 대니 바티스타(한화), 스캇 프록터(두산) 등이 그들이다.
▲ 2011년은 '오승환과 아이들'
2011년 구원 부문은 오승환으로 시작해 오승환으로 끝났다. 2년간의 침묵을 딛고 '알고도 못치는 돌직구'로 돌아온 오승환은 연일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시즌 시작 이후 줄곧 이어진 오승환의 세이브 행진은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 계속됐다.
반면 다른팀 마무리투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2010년 구원왕 손승락은 부상으로 인해 시즌 시작이 늦어지며 17세이브에 그쳤다. 하위권인 팀 성적도 한 요인이었다. 김사율(롯데)과 송신영(한화·당시 넥센,LG)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지만 김사율은 너무 늦게 스퍼트를 올린 바람에, 송신영은 넥센 시절 손승락 복귀로 중간계투로 돌아가며 세이브 숫자가 적었다.
이로 인해 세이브 부문 1위와 그 아래 선수들의 격차가 너무나도 많이 났다. 오승환은 세이브 신기록에 도전하며 타이 기록인 47세이브를 거뒀다. 반면 2위 김사율의 기록은 20세이브에 불과했다. 10세이브 이상 올린 선수도 6명 밖에 되지 않았다.
▲ 손승락부터 바티스타, 김사율, 프록터까지… 구원왕 경쟁 '흥미진진'
물론 올시즌에도 '구원왕 0순위'는 오승환이다. 오승환 본인의 실력은 물론이고 소속팀 삼성 역시 제일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올시즌에도 그의 세이브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점은 그를 견제할 세력들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을 제 때 시작하지 못했던 손승락은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다. 연봉 계약이 늦어지며 자칫 해외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할 뻔했지만 극적으로 비행기에 탑승하며 시즌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 강력한 인상을 남겼던 '흑판왕' 바티스타도 세이브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할 후보다. 바티스타는 시즌 중반 팀에 합류하며 10세이브에 그쳤지만 150km대 직구와 140km대 슬라이더는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손승락과 바티스타는 소속팀이 지난 스토브리그동안 알찬 전력강화를 했기에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세이브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점이다.
아직 국내 무대 검증은 거치지 않았지만 두산의 새 마무리 투수 후보인 프록터도 주목할만한 선수다. 프록터는 2000년대 중후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특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우완투수다. 지난해에는 양키스와 애틀랜타에서 뛰며 2승 6패 평균자책점 7.14에 그쳤지만 이름값만으로도 기대를 하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 지난 시즌 막판 연일 세이브 행진을 펼쳤던 김사율도 구원왕 경쟁을 흥미진진하게 만들 수 있다.
지난해처럼 오승환 독주 체재일까, 아니면 오승환을 뒤쫓는 도전자들의 무서운 추격이 펼쳐질까. 2012년 프로야구 소방수 싸움이 벌써부터 관심이 간다.
[사진=왼쪽부터 한화 바티스타, 삼성 오승환, 넥센 손승락]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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