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김광현(SK), 양현종(KIA), 임태훈(두산)'
"운이 없었다"라고 말하기보다 그저 "성장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하다. 2011시즌 그라운드는 88라인 투수들에게 가혹했다. 2010년 팀 마운드를 견인하며 차세대 에이스로 불렸던 김광현(SK), 양현종(KIA), 임태훈(두산) 세 명 모두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기 때문이다.
몸도 마음도 아팠던 2011시즌
김광현은 지난 시즌 도중 재활에 매진할 정도로 무너진 투구 밸런스 때문에 고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일본까지 건너가 밸런스 잡기에 주력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는 2011시즌 4승 6패 4.84의 평균자책점을 올리며 에이스 면모를 상실했다.
양현종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2010년 친구이자 동기인 김광현과 함께 다승왕을 다퉜던 그는 2011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일정하지 않은 투구 동작과 흐트러진 신체 밸런스가 문제였다. 구속과 제구력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마저 상실했다. 이에 양현종은 28경기 등판해 7승 9패 6.18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그라운드 안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위 두 사람과 달리 임태훈은 개인사 때문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시즌 내내 1군 마운드 대신 2군에 가 있으면서 프로운동선수로서 자신이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그는 시즌 후반인 지난해 9월 17일 잠실 롯데전 9회초에 첫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절치부심'2012년, '승승장구'를 꿈꾼다
시즌 후 김광현은 따로 휴식 시간을 갖지 않고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에서부터 기초체력 다지기에 주력했다. 어깨상태가 좋지 않아 섣불리 공을 잡기보다 재활에 힘쓰며 몸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지난 2일 어깨 통증이 완화되고 체력이 정상궤도에 올라 4개월 만에 공을 잡았다. 김광현은 앞으로 단계별투구프로그램(ITP)를 단계별로 소화하며 단단한 어깨 만들기와 흐트러진 밸런스 잡기에 주력할 것이다. ITP가 1개월에서 최대 3개월까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4월 개막 엔트리 포함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마음을 다잡고 공을 잡은 임태훈에게 2012년은 속죄의 시즌이다. 개인사로 인해 팬들에게는 실망감을, 팀에게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기에 올 시즌 마운드에서 최고의 피칭으로 이를 씻어내야 한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일찍이 김진욱 감독이 임태훈을 올 시즌 선발로 낙점한 상태라 그는 재활이 끝난 후 바로 몸만들기에 나설 예정이다.
차차 시즌 준비를 잘 해내가고 있는 두 사람과 달리 양현종은 시즌 시작 전부터 어깨통증이라는 시련을 맞았다. 양현종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를 통해 시즌 준비에 몰두했지만 피칭 도중 왼쪽 어깨 통증을 느껴 3~4주가량 재활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에 선동열 감독은 재활이 필요한 양현종에게 조기귀국을 명했다. 국내에 들어와 광주에서 어깨 통증이 완화 될 때까지 재활에 힘써야 하는 양현종이지만, 이미 선 감독이 그의 가능성을 믿고 선발로 낙점한 상태이기에 잘 다듬어만 진다면, 시즌 중 선발로 KIA 마운드를 호령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려서 우리는 성장통을 겪고 나면 키가 한 뼘 정도 자랐음을 느낀다. 성장통을 겪는 당시는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키가 크는 기쁨을 맛 봤을 때의 희열감은 무엇과도 비교 할 수 없다. 지금 이들이 그렇다. 이미 지독한 성장통을 겪었던 김광현, 양현종, 임태훈이 2012시즌 화려한 부활을 통해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최고의 한해를 선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광현-양현종-임태훈(위사진 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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