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올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비록 2012년 출발은 좋지 않지만 연말에는 웃기 위해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내야수 이호준이 그 주인공이다.
▲ 기억하고 싶지 않은, 2012년 1월
이호준에게 2012년 1월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한 달이다. 전지훈련 제외에 이어 연봉까지 반토막났기 때문.
1월 중순부터 2월 15일까지 진행된 SK의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이호준은 없었다. 이호준은 박진만과 함께 해외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됐다. 어찌보면 이유는 사소했다. 지난 1월 5일 열린 변화관리워크샵에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행사를 모두 마치지 않고 돌아갔고 '자율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는 이만수 감독의 판단에 따라 전지훈련 제외가 확정된 것이다.
결국 이호준은 따뜻한 플로리다 대신 한파가 닥쳤던 국내에서 몸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1월말 계약한 연봉은 지난해 5억원에서 50% 삭감된 2억 5천만원이 됐다.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뒤 4년간 최대 34억원이라는 FA 대박을 터뜨린 4년 전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었다. 몸과 마음 모두 차가웠던 이호준의 1월이었다.
▲ 이호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이호준은 좌절 대신 반전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언제나 유쾌한 이호준이지만 올해만큼은 진지한 모습으로 2012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문을 연 이호준은 "올시즌 활약에 따라 내 진로가 결정될 것 같다. (FA계약을 했던) 4년동안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시즌이다"라고 시즌을 맞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그라운드에서 자신있게 야구를 즐기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이호준과 함께 국내에서 훈련 중인 박진만은 "(이)호준이 형이 다른 때보다 정말 열심히 한다. 시즌 때보다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신들의 훈련을 물심양면 도와주는 2군 김용희 감독에 대한 감사함도 내비쳤다. 이호준은 "정말 감사하다. 우리가 한국에 남으면서 감독님께서도 부담스러우셨을 것이다"라며 "그럼에도 배팅볼도 던져주시고 폼 수정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다. 열심히 해주시니까 우리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배려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어린 선수들의 경우 팀 플레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지만 우리는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야 한다. 개인적으로 주어진 시간이 많기 때문에 나름대로 좋은 훈련을 하고 있다"는 박진만의 말처럼 이호준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십분 활용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올시즌 이호준에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야구장에서 자신있고 떳떳하게, 그리고 주눅들지 않고 후회없이 하는 것이다. 오로지 야구에 집중해서 그라운드에서 100%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나만의 야구를 해보고 싶다".
진부한 대답이지만 어느 때보다 절실한 2012시즌이기에 그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사진=SK 이호준]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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