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짧지만 존재감은 충분히 발휘했다. 특히 눈 야구가 빛났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일본 무대 실전 데뷔전을 치렀다. 이대호는 18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이날 이대호는 4번 타자 1루수로 나섰다. 기존 붙박이 4번 타자였던 T-오카다는 5번으로 밀렸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공언한 그대로였다. 이대호는 16일 훈련 도중 왼쪽 엉덩이에 통증을 느끼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이날 경기에 앞서 무리없이 수비와 타격 훈련을 소화했다.
비공식 데뷔전 첫 상대는 신예였다. 한신은 이날 1991년생인 3년차 아키야마 타쿠미를 내세웠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었다. 특히 2-2에서 두 차례 포크볼을 모두 참아내며 뛰어난 선구안을 선보였다. 특히 이 볼넷은 이날 오릭스의 첫 번째 출루이기도 했다.
선두타자의 풀카운트 볼넷. 상대팀에게 가장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만들어낸 것이다. 반면 이대호는 소속팀에게 최고의 결과를 안겼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4회초 무사 1, 2루에서 등장한 이대호는 이번에도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다. 나쁜공에는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 특히 2-3에서 오카다 감독이 런앤히트를 걸 정도로 선구안에 믿음을 보였다.
7구째 직구를 받아친 것이 빗맞은 중견수 플라이가 된 것이 유일한 아쉬움. 이후 이대호는 4회말부터 T-오카다에게 1루수 자리를 건네고 벤치로 들어갔다.
이날 이대호의 성적은 1타수 무안타 1볼넷. 오카다 감독의 수비 포메이션 실험에 따라 일찌감치 물러난 아쉬움은 있었지만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수비에서도 런다운 처리를 성공시키는 등 한 차례도 실수하지 않았다. 특히 전날 임창용도 언급했듯이 일본 프로야구 적응에서 가장 중요한 선구안에서 빛이 발했다. 2차례 타석에서 무려 14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비록 결과에서는 돋보이지 않지만 이대호의 앞으로의 화창한 앞날을 예상케 한 데뷔전이다.
[타격을 하고 있는 오릭스 이대호. 사진=일본 오키나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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