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데뷔전부터 일본 프로야구임을 실감했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일본 프로야구 비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이대호는 18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결과는 1타수 무안타 1볼넷.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특별한 내용이 없지만 그 속에는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 특히 첫 타석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대호가 극복할 것들이 총집합 돼 있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타석에서 이대호는 볼넷을 골라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볼카운트 2-1에서 상대 선발 아키야마 타쿠미의 공이 이대호의 몸쪽 높은 곳을 향했다. 이 투구에 이대호는 왼쪽 새끼 손가락을 맞았지만 결국 심판은 파울로 인정했다.
이후 이대호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포크볼 유인구 두 개를 잘 골라내며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볼카운트 2-2에서 상대투수는 연속 포크볼로 이대호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지만 속지 않았다.
일본 프로야구 투수들의 몸쪽 공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뛰어난 타자들의 경우 그 빈도가 더욱 심하다. 이러한 집요한 공략으로 인해 몸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은 한국 타자들이 그동안 적지 않았다. 이날 선발 아키야마 역시 이미 일본 언론을 통해 "몸쪽을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 (몸에 맞는 볼을) 맞힐 생각은 없지만 그 정도의 각오로 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 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일본 취재진은 첫 타석 상황을 언급하며 "앞으로 몸쪽 공이 많이 올텐데 어떻게 대비할텐가?"라고 물었다. 대답은 "많이 던지라 하라"였다. 어디에서든 자신감을 잃지 않는 이대호다웠다. 이에 대해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대담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포크볼로 대표되는 유인구 역시 첫 타석에서 맛봤다. 유인구는 일본 프로야구 5년차를 맞는 임창용이 이대호에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언급한 사항이기도 하다. 일단 이날 이대호는 유인구에는 배트가 거의 나가지 않으며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몸쪽공과 유인구. 어차피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상 이를 넘어야 맹활약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첫 타석으로 대표되는 연습경기 데뷔전은 이대호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신전에서 비공식 데뷔전을 치른 오릭스 이대호. 사진=일본 오키나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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