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상대 투수의 굳은 각오를 무산시킨 볼넷이었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일본 프로야구 비공식 데뷔전을 가졌다. 이대호는 18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비록 이날 이대호가 얻어낸 성과는 볼넷 하나 밖에 없었지만 이는 상대 선발의 의지를 꺾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이날 한신 선발투수는 아키야마 타쿠미로 1991년생의 3년차 영건 우완투수다. 데뷔 첫 해에는 4승 3패 평균자책점 3.35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14에 그쳤다.
때문에 올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른 상황이다. 그리고 오릭스전 선발 등판은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중요한 등판이었다. 그 중에서도 그가 정한 목표는 이대호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아키야마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대호를 상대로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싶다"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전지훈련 기간동안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에게 배우며 업그레이드된 포크볼을 이용해 삼진으로 처리하겠다는 것. 사사키는 일본 야구 마무리의 대명사로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아키야마는 이날 비교적 뛰어난 투구를 선보였지만 뭔가 찜찜함이 남았다. 3이닝 무안타 2탈삼진으로 호투했지만 그토록 원하던 이대호의 헛스윙 삼진은 잡지 못했다. 심판이 이대호의 몸에 맞는 볼을 인정하지 않으며 볼카운트 2-1을 맞았지만 이후 던진 두 차례 포크볼에 이대호가 속지 않았다. 상황은 마련됐으나 꿈이 무산된 것이다.
이대호는 아키야마의 두 차례 포크볼 유인구를 잘 참아내며 이날 오릭스의 첫 번째 출루를 만들었다. 둘 간의 맞대결이 겉으로는 이대호의 판정승이지만 실제로는 KO승에 가까웠다.
[볼넷으로 1루에 출루한 이대호. 사진=일본 오키나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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