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고난이 클수록 더 큰 영광이 찾아온다는 말은 고양 오리온스 김동욱(31)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2005년부터 줄곧 서울 삼성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던 그는 지난해 12월 김승현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고양 오리온스의 품에 안겼다. 김동욱은 당시 트레이드를 생각하며 '성숙'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트레이드를 당하고,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황당했고,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일이 내 농구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 일로 오히려 나는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었다. 농구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는 정신적인 부분까지 모두 해당하는 사항이다."
고양 오리온스의 품안에서 김동욱은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2011-12시즌 서울 삼성에서 17경기 출장해 평균 27분65초 동안 13.4득점 2.2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고양 오리온스 이적 후 29게임을 뛰며 평균 37분33초 동안 15.2득점 3.6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올리며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 18일 창원 LG전에서는 왼 검지 손가락 부상에도 불구하고 3점슛 2개를 포함 18득점(2리바운드)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그는 "창원 LG전에서 비록 손가락 부상은 안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팀의 일원이라면 팀 성적을 위해 그리고 동료들을 위해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상이 있어서 그랬는지 집중력이 더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양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은 시즌 내내 능력 있는 가드 부재에 시달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크리스 윌리엄스와 함께 다양한 공격 루트를 구사할 수 있었던 김동욱의 영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추 감독은 "(김)동욱이가 팀에 합류해서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김)동욱이가 있었기에 크리스 윌리엄스와 함께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져갈 수 있었고, 윌리엄스와 (김)동욱이를 막으려고 상대에서 도움수비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최진수가 살았다"고 전했다.
이어 추일승 감독은 "올 시즌 분명 가드에 대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김)동욱이를 획득하고 그로 인해 팀에서는 많은 것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동욱 본인도 이제 고양 오리온스의 색깔이 묻어나는 선수가 됐음을 인정하고 있다. 김동욱은 "내가 오리온스에 들어와서 팀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것에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다. 그리고 오리온스에서 원 없이 코트를 누볐고,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이 더 크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아직 손가락 부상이 다 낫지 않은 통에 남은 4경기의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시즌 마무리에 대한 의지만큼은 이미 코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이미 팀 6강진출은 좌절됐지만, 남아 있는 순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싶다. 팀 7위 기록이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 마무리를 잘했다는 생각을 들게 할 것이다. 끝까지 목표를 가지고 뛰겠다"라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고양 오리온스는 창원 LG와 18승 32패로 공동 7위에 안착해있다.
[김동욱.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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