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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태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주요 시간대와 지면을 할애해 태국 홍수와 관련 경솔한 인터뷰를 한 블락비를 언급하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블락비의 삭발 사과 등을 보도한 한국언론의 뉴스가 태국어로 해석돼 포털사이트에 실린 정도였지만 이에 대한 엄청난 댓글이 올라오며 그 강도가 높아지자 주요 언론들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태국의 대표적인 국영방송인 채널3은 22일 오전 7시30분 '르엉라오차오니(아침의 화제)'라는 프로에서 블락비 사태를 집중 방송했다. 쏘라윳이란 스타앵커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침프로이며 지난해 태국홍수 때도 가장 많은 방송을 내보낸 곳이다.
채널 3은 블락비가 한국의 TV에 21일 출연해 머리 숙여 사과하는 모습은 물론 태국 각 매체의 반응과 팬들의 반응까지 최신정보를 자세히 다뤘다. 쏘라웃 앵커는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말과 함께 이들에 대해 반감을 갖는 팬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태국의 대표적인 방콕 포스트도 22일 라이프 지면의 톱기사의 중의 하나로 '한국 밴드가 팬들을 화나게 했다(Korean band incurs fans' wrath)'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방콕 포스트는 지난달 말 블락비가 태국을 방문해 한 인터뷰 동영상과 사과내용, 이와 관련돼 경솔한 인터뷰를 지적한 2PM의 태국인 멤버 닉쿤이 트위터에 쓴 글 등을 소개했다.
또 다른 영자 신문 네이션지는 온라인 판에서 '제일 좋은 방법은 블락B를 블락했었어야 했다'란 제목으로 들끓어 오른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말미에는 블락비의 콘서트가 열리면 표를 사지 않는 방법이 있다고도 밝혔다.
200만부 이상이 발행되는 태국 최대일간지인 타이랏은 블락비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닉쿤의 말을 인용하며 그가 태국을 보호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포스트투데이, 매니저, 마티촌 등 태국으로 발행되는 간판 언론들이 지면 또는 온라인 뉴스 등을 통해 블락비 사건을 심도있게 전했다.
문제가 된 블락비의 동영상은 지난달 30일 게재 된 후 지난달 21일까지 40여 만명이 조회했으나 태국 포털과 태국 주요 언론으로 화제가 이어지며 이틀 뒤인 22일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서며 파장이 계속 되고 있다.
태국 팬들은 "블락비의 인터뷰가 자유분방한 그들의 표현방식대로 이루어졌고, 사과도 했다"며 이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태국 정서에 대한 몰이해와 차별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도 해석하기도 한다.
블락비는 지난달 말 태국을 방문해 현재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태국의 대재난이었던 홍수를 언급하며 "금전적인 보상으로 인해 마음에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 가진 게 돈밖에 없거든요 칠천원?"이라고 말했는데 7천원은 태국 화폐로 190바트가 채 안 되는 돈으로 일부 태국 팬들은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한편 태국 국영방송 TV 채널5의 연예담당인 피라 가셈랏 기자는 "가수나 연예인의 행동은 모방의 대상이 되기 쉬운데 블락비의 태국 인터뷰 자세는 부적절했다. 사전에 기획사나 매니저가 교육시키는 것이 옳았다"며 "태국홍수는 이미 지나간 일인데 이와 관련된 어린 가수의 말을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 동안 K팝과 한류는 태국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비춰져 한국상품, 한국여행, 한국어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키며 한국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해 왔다. 한류가 태국 뿐 아니라 외국에서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그 효과가 길게 이어지기 위해선 현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콕 현지에서 한국을 오가며 양국간 정부 민간 행사 이벤트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이유현 KTCC 대표가 태국 현지 언론의 반응을 특별 기고해왔다. 기자 출신인 이유현 대표는 지난해 말 태국 수재민 돕기 '우정의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등 한국과 태국의 문화교류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진 = 태국 방콕포스트에 대서특필 게재된 '블락비' 비판기사(위 사진). 아래사진은 블락비.]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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