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그가 누군지 모르더라도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다. 근래 보기 힘든 '정통 언더핸드' 투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발투수라면 한 번 더 특별해진다. 최근에는 언더핸드 뿐만 아니라 사이드암 선발투수도 보기 힘든 시대다. 올시즌에는 '정통 언더핸드 선발'이라는 특별함을 넘어 실력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릴 준비를 하고 있다. SK 3년차 우완 언더핸드 박종훈이 그 주인공이다.
▲ 작은 변화가 불러온 긍정적 효과
박종훈의 투구를 보고 있으면 와타나베 ??스케(지바 롯데)를 연상 시킨다. 투구시 손이 땅에 닿을 정도로 낮은 타점이 특징인 와타나베는 한 때 이승엽의 동료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활동해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이 낯설지 않은 선수다.
박종훈 역시 투구시 손이 땅에 닿을 정도의 낮은 타점을 자랑한다. 187cm의 장신 선수가 마운드 가장 낮은 곳에서 투구를 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박종훈은 언더핸드로 처음 바꾼 중학교 시절에는 10개의 투구 중 7~8개가 손이 땅에 닿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시즌에는 타점이 약간 높아졌다. 하지만 일부러 타점을 높이려고 한 것은 아니다. 박종훈은 "투구시 허리 각도에 변화를 주며 자연스레 공 던지는 높이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허리의 변화가 가져온 것은 비단 투구시 타점만은 아니다. 예상치도 못한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던지기 한결 편한 폼으로 던지다보니 제구력도 좋아졌으며 이로 인해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안정감을 얻었다. "예전에는 좋지 않은 제구력 때문에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부분이 없다"고 말하는 박종훈이다.
▲ "언제나 선발, 올시즌에는 1군 선발 되고 싶다"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잠수함 선발투수를 보기 힘들다. 왼손타자가 늘어난 까닭에 이에 약점이 있는 잠수함 선발들이 설 자리를 점점 잃는 것이다. 2010년 활약한 이재곤(롯데)과 지난해 맹활약을 펼친 박현준(LG)의 경우에는 사이드암에 가까웠다. 정통 언더핸드 투수가 선발로 나서는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었다.
비록 1군은 아니었지만 박종훈은 언제나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2군에서도, 지난해 야구월드컵에서도 그랬다. 첫 실전등판인 KIA와의 24일 연습경기에도 선발 등판 예정이다. 박종훈은 "언제나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는 1군에서 선발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박종훈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최근 싱커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싱커는 잠수함 투수들의 필수요소. 그렇다면 박종훈은 왜 이제서야 싱커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예전까지는 직구가 싱커성으로 약간 떨어지면서 휘었다. 근데 힘이 붙기 시작하면서 직구가 그대로 뻗어갔다"고 설명했다. 올시즌부터 SK 유니폼을 입은 임경완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올시즌 그의 꿈은 팀내 최다승이다. 어떻게 보면 프로 통산 7경기가 전부인 그에게 다소 버거운 목표일 수도 있다. 박종훈은 "그동안 꿈을 작게 잡았다. 이제는 꿈을 크게 잡아보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팀내 최다승을 하려면 15승은 해야할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다.
박종훈은 현재 김태훈, 윤희상, 이영욱, 윤길현, 신승현, 문승원 등과 함께 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후회없는 시즌을 치르고 싶다"는 그가 자신의 소망대로 SK 선발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현실이 된다면 팬들은 정통 언더핸드 선발이라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긴다.
[언더핸드 투수 SK 박종훈.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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