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예전에 SK가 그랬잖아요"
디펜딩 챔피언, 절대 강자다운 여유가 느껴진다. "초보감독다운 생각이다"라고 웃어 넘겼지만 객관적 전력을 봤을 때 이는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감독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삼성 류중일 감독이 차분하면서도 자신감 속에 올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지난해에는 한국 가기 싫어… 올해는 여유 생겼다"
초보 감독이 전 시즌 준우승팀을 맡았다. 누구라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류 감독은 준우승에서 유일하게 올라설 수 있는 자리인 우승을 만들어 냈다. '야통'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덕분에 1년 전과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지난해 2월에도, 올해 2월에도 어김없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지만 같은 것은 전지훈련 장소 뿐이다.
류 감독은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하며 "올해는 한결 여유가 있다"며 "개막이 기다려진다고 말해야하나?"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겪었던 초보감독으로서의 어려움도 털어 놨다. "작년엔 힘들었다"고 밝힌 류 감독은 "1년차에는 성적 부담이 있다. 재작년에 준우승을 한 상황에서 최소한 4강에는 들어야 하는데 선수들이 아파서 20~30% 빠진 상태였다. 한국에 들어가기 싫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 류중일 감독, 신중함 속에 담긴 자신감
올시즌 삼성은 '절대 강자'로 평가 받고 있다. 마운드는 선발, 불펜할 것 없이 여전히 막강하며 타선도 이승엽이 합류하며 한층 화력이 강해졌다.
이로 인해 다른 구단들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류 감독의 여유가 묻어났다. "최악의 경우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류 감독이지만 우승팀 감독답게 이러한 견제를 오히려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류 감독이 희망하는 시나리오는 지난 몇 년간 SK다. 김성근 감독 시절 SK는 3차례 우승과 한 차례(혹은 두 차례) 준우승을 이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초반 스퍼트'가 있었다.
SK는 개막 이후 한 달간 엄청난 승수를 쌓으며 다른 팀의 추격을 원천 봉쇄했다. 2007년을 제외하고는 매해 4월 승률이 7할을 넘겼다. 특히 2008년에는 19승 5패 승률 .792, 2010년 18승 5패 승률 .783를 기록하기도 했다. SK는 특히 높은 4월 승률을 기록한 이 두 시즌에 모두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류 감독은 상대팀들의 견제에 대해 "대비도 해야하지만 정말 삼성이 강하다고 하면 상대팀이 피해갈 수도 있다. 예전에 SK가 그렇지 않았나. 격차가 확 벌어지니까 다른팀들이 SK는 피하고 다른팀을 이기기 위한 2, 3등 전략을 썼다"고 말하며 "4, 5월에 5할 승부정도만을 하면 (견제가) 들어오겠지만 4, 5월에 치고 나가면 우리도 SK의 경우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시즌 중반부터 힘을 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류 감독이 올시즌에는 자신의 구상을 현실로 옮기며 '절대 강자'다운 면모를 선보일 수 있을 지 관심이 간다.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일본 오키나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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