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의 첫 3D영화 '휴고'는 1930년대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탑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소년 휴고의 이야기를 담았다.
'휴고'는 브라이엔 셀즈닉의 그림책 '위고 카브레'를 원작으로 했다. '위고 카브레'는 아버지가 고치다 만 자동인형을 수리하는 위고가 그 속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도 휴고가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인형을 수리하며 거대한 비밀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환상적인 3D 영상과 따뜻한 스토리로 그려냈다.
기차역에서 살고 있는 휴고(아사 버터필드 분)는 고장 난 로봇 인형을 수리하기 위해 역 안의 장난감 가게에서 부품을 훔친다. 그러던 중 장난감 가게 주인인 조르주 멜리에스(벤 킹슬리 분)에게 잡히게 되고, 이후 그와 함께 살고 있는 이자벨(클로이 모레츠 분)과 만나 인형의 비밀을 풀게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조르주 멜리에스라는 인물이다. '휴고'는 조르주 멜리에스에 대한 오마주다. 파리의 기차역에 사는 휴고의 모험을 충실히 그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조르주 멜리에스라는 영화사(映畵史)에 길이 남은 인물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현재 상용하고 있는 영화적 기법의 대부분이 조르주 멜리에스가 만든 것들"이라 밝힌 바 있다. 최초의 영화는 뤼미에르 형제의 '기차의 도착'으로 알려져 있지만, 영화의 극적인 요소, 편집과 기교 등을 사용해 허구적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영화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나라 여행'이 최초로 여겨진다.
영화 초반 휴고의 모험을 충실히 따라가던 영화는 중반에 접어들면서 조르주 멜리에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초기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들이 스크린 위에 등장하고, 무성영화들이 3D 화면으로 재연되며, 1902년 발표된 '달나라 여행'이 110년이 지난 후인 2012년에 우리나라 관객들 눈앞에 펼쳐진다. 이런 장면은 영화 팬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만하지만 오롯이 한 소년의 모험기만을 보길 원했던 사람들의 기대에 100% 차지 않을 수도 있다.
'휴고'는 한 소년의 모험기와 조르주 멜리에스의 일생을 잘 버무린 영화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환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3D, 영상과 마음을 훈훈하게 물들이는 감동 스토리까지. 그냥 봐도 좋고 영화사에 대해 알고 있으면 더 좋은 영화다.
한편, '휴고'는 제17회 전미 비평가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영화', 제6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 등의 영광을 안았으며 오는 2월 27일 개최되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촬영상 등 총 11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됐다. 개봉은 29일.
[사진 = '휴고' 스틸컷(위), 포스터(아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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