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물론 부담된다. 하지만 헤쳐 나가겠다"
한화 우완투수 송신영은 두둑한 배짱을 갖고 있다. 왠만한 선수라면 쉽사리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마무리 투수 자리에서도 자신의 공을 던지며 연일 세이브를 쌓아 나갔다.
그런 그도 FA 계약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있다고 털어 놨다. 하지만 그 부담감을 떨쳐 내고 팀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엿보였다.
▲ "FA 투수 성공사례 드문 것 부담감 때문… 나 역시 마찬가지"
송신영은 프로야구 생활 대부분을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지난해만큼은 누구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넥센 소속이던 시즌 초반에는 부상 중인 손승락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를 맡아 제 역할을 100% 소화했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시즌 중반에는 마무리 투수가 아킬레스건이던 LG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그동안의 활약을 인정 받아 적지 않은 금액을 받고 한화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FA 계약을 통해 3년간 13억원+∝에 계약을 맺은 것.
거액이 오갔던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송신영의 FA 계약 조건은 흔히 말하는 대박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한 끝에 34살의 나이에 맺은 FA 계약은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 준 상대방이 있다면 책임감도 생기는 법. 송신영 역시 한화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송신영은 그동안 FA 투수의 성공 사례가 드문 것에 대해 "부담감 때문인 것 같다"며 "나 역시 부담된다. 하지만 헤쳐 나가고 떨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중간계투가 원래 내 자리…변화구 연습하고 있다"
지난해 주로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송신영이지만 올시즌에는 중간계투가 그의 보직일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 투수로는 뛰어난 구위를 갖춘 '흑판왕' 대니 바티스타가 있기 때문.
마무리 투수에서 중간계투로 돌아가게 돼 아쉽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아쉬움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원래 마무리 투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편할 것 같다. 주로 셋업맨으로 나갈 것 같은데 예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목표는 20홀드.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고 말한 송신영은 "20홀드 정도를 한다면 팀이나 나에게 자연적으로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변화구도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구종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비밀이다"라고 웃었다.
현대 야구는 불펜의 중요성이 다른 부분 못지 않게 크다.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한화가 적지 않은 금액을 들여 송신영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송신영이 팀의 기대에 보답하며 한화 허리를 든든하게 지킬 수 있을까. 그의 책임감과 각오가 마운드에서 묻어난다면 이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진=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는 송신영(첫 번째 사진), 훈련장에서 박찬호(오른쪽)와 달리기 경쟁을 펼치는 송신영(두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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