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과 ‘FA컵 챔피언’ 성남의 신공(신나게 공격)이 화끈한 맞대결로 K리그 개막전서 펠레스코어를 만들었다.
전북과 성남은 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개막전서 멋진 명승부를 연출해냈다. 전북은 K리그 통산 최다골을 경신한 이동국의 멀티골과 에닝요의 환상적인 프리킥 결승골을 앞세워 에벨톤이 두 골을 넣는데 그친 성남에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달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공격축구를 하겠다고 밝힌 전북의 이흥실 감독과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개막전서 자신들의 공약을 실천에 옮기는데 성공했다.
축구에서 3-2 스코어를 가리키는 펠레스코어는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가 “축구는 한 골 차이 승부가 가장 재밌고, 그 중에서 3-2 스코어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 데서 유래된 용어다. 이날 전북과 성남은 축구에서 가장 재밌다는 펠레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전북이 먼저 두 골을 넣으며 앞서갔으나 성남이 다시 두 골을 따라 붙으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후반 막판 아름다운 프리킥 골이 터지며 전북이 승자가 됐다.
마치 연출이라도 한 듯한 전북과 성남의 펠레스코어는 양 팀 모두 수비적으로 나서지 않고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공격에 무게를 뒀기에 가능했다. 전북은 홈팀답게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잡으며 성남을 공략했다. 에닝요와 루이스가 개인기를 바탕으로 성남 수비진을 휘저었고 이동국이 위협적인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다. 성남도 물러서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요반치치, 한상운, 윤빛가람을 총출동시키며 원정에서 매우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전북의 첫 골은 성남이 지나치게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발생했다. 역습상황에서 전북 미드필더 황보원이 절묘한 로빙 패스를 시도했고 쇄도하던 이동국이 성남 골키퍼를 넘기는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북의 추가골은 이동국의 득점 본능이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문전 혼전 중에 황보원이 찔러준 볼을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이동국이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성남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득점에 성공했다.
성남은 원정에서 경기시작 19분 만에 두 골을 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고, 전반 23분 박진포의 크로스를 에벨톤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한 골을 따라잡았다. 계속해서 전북의 수비진을 위협했던 에벨톤은 마침내 후반 5분 현란한 드리블로 또 다시 한 골을 추가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브라질 출신다운 움직임과 골문 구석을 향한 절묘한 슈팅이 만든 득점이자 성남의 신공에 걸맞는 골이었다.
이후 닥공과 신공의 화력은 더욱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전북은 루이스와 이동국을 빼고 이승현과 정성훈을 투입하며 닥공 정신을 이어갔고, 성남은 에벨찡요와 한상운을 불러들이고 전성찬과 이창훈을 내보내며 신공에 변화를 줬다. 양 팀의 불꽃 튀는 창 대결은 에닝요의 발끝에 의해 갈렸다. 후반 37분 페널틱 박스 왼쪽 근처에서 얻은 프리킥을 에닝요가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닥공과 신공의 첫 맞대결은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전북과 성남의 K리그 개막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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