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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무릇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화제가 됐던 일반인이 그 인기를 업고 연예인으로 성공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꿋꿋이 살아가는 주인공에게 손뼉을 치다가도 화려한 연예인의 모습으로 변신하며 그 반전 모습에 배신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MBC ‘해를 품은 달(이후 해품달)’에서 주인공 훤(김수현)의 여동생 민화공주로 출연하고 있는 남보라도 리얼리티 출신 연예인 중 하나다. 2006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천사들의 합창’을 통해 다동이 11남매의 의젓한 둘째로 얼굴을 알린 그녀는 2008년에 방영된 KBS ‘인간시대-열두 번째 아이가 태어났어요’에서 얼짱 여고생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심었다. 그녀에게 모인 관심을 곧 여러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게 됐고,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정식으로 배우를 준비하게 됐다. 그리고 그동안 드라마와 시트콤, 영화 등에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데뷔 초창기에는 악플 때문에 인터넷을 끊을 정도였고, 최근에도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며 맘고생을 해야 했다. ‘해품달’에서 민화공주의 아역이었던 진지희와 비교되며 발연기란 오명을 써야 했다.
그러나 종영을 2회 남겨둔 18회 남보라는 멋지게 ‘9회말 만루홈런’을 쳤다. 허염(송재희)을 자신의 남편을 만들기 위해 허연우(한가인)을 죽이는 흑주술에 가담한 것을 훤에게 자백하는 과정에서 폭풍 오열과 소름 끼치는 눈빛 변화를 선보이며 큰 호평을 받았다. 죄책감과 불안에 시달리지만, 맹목적인 ‘허염바라기’를 멈출 수 없었던 복합적인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냈다. 오목조목 소녀 같은 얼굴에서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오싹한 표정을 지으니 효과는 더욱 배가됐다.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남보라는 성장하고 발전했다. 24세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앳된 외모지만 대가족 13남매의 맏딸답게 모든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치며 진짜 연기자로 성장해왔다. 미숙하고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며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꾸준히 발전해왔다.
이번 ‘해품달’ 속 명연기도 캐스팅 직후 원작을 읽으며 이 장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끊임없이 대본을 읽으며 피나는 노력과 연구를 한 결과 그 장면 촬영에서 단 한 번에 OK 사인이 났다. ‘해품달’을 통해 독을 품은 연기를 확실히 보여준 남보라는 이제야 제대로 빛을 보게 됐다.
['해를 품은 달'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남보라. 사진 = MBC 제공, 방송캡처]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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