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주진모는 장동건 원빈의 계보를 잇는 대표 미남배우다.
인터뷰 때 대놓고 "잘 생긴 얼굴이 연기에 지장이 되나요?"라고 물어볼 수 있는 그런 미남배우말이다. 그러나 '단순히 잘 생긴 배우'라고만 지칭하기엔 뭔가 또 아쉽다. 아직 보여줄 것이 많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은 배우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들은 논외로 하더라도, 주진모의 필모그래피 중 눈에 띄는 작품은 여럿된다. 영화 '해피엔드'(1999), '와니와 준하'(2001), 그리고 '쌍화점'(2008) 세 작품해도 주진모는 잘 생긴 얼굴이 연기에 플러스가 되는 배우다.
이번 영화 '가비'에서도 주진모의 잘 생긴 외모는 큰 몫을 한다. 일리치와 따냐(김소연 분)의 멜로신도 더 신명나고, 액션신도 더 멋이 난다. 고요히 커피를 내리는 모습은 한 편의 그림같기까지 하니.
그런데 이 잘 생기고 멋스런 배우가 책(시나리오)이 안 들어온단다. 청년실업에 빗대어, 너무 대기업만 지원하셔서 그런 거 아니냐 반박해보니, "중소기업도 갈 테니까 책 좀 달라고요"라고 대꾸.
희한하게도 연출자들은 '배우가 없다'고 하고 배우들은 '작품이 없다'고 말한다. 한 번 주연하면 다음에도 주연해야하는 배우가 있고, 검증된 배우만 고집하는 연출자가 있기에 나온 말이다.
"물론 이해해요. 배우들을 만나 설득하고 부딪히고 하는 것이 쉽지는 않죠. 배우도 마인드를 열고 들어가야 하는 것이고요. 배우의 몫도 연출의 몫도 있는 문제들이죠"라는 주진모는 "그런데 전 마음을 열고 있으니 빨리 써줘야죠"라며 웃는다.
이 의문스런 사태는 정말 그의 '완벽한 외모' 탓 일까? "외모가 장애라고는 생각 안해요. 그렇다고 기스를 내 못생긴 얼굴로 만들 수도 없잖아요. 장점이라면 장점이니 그걸 살려야죠. 똑같다라고 생각해요. 주어진 캐릭터나 역할들이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어도 나이 들며 벗어나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순간 드는 엉뚱한 궁금증. 주진모는 이런 고민들을 절친한 선배, 장동건과도 나누곤 할까? 두 조각미남이 둘러앉아 "잘 생겨서 작품이 안들어와"라는 고민을 나눈다고 생각하니 거 참 묘한 풍경이다.
어쨌든 여전히 이해불가인 이 상황을 주진모는 "개인적인 욕심은 10년 뒤 존재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거에요. 살아있는 배우. 절대 쉽지가 않은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잘 해야죠"라고 정리했다.
[주진모.사진=유진형 기자zolong@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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