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김민희 "배우로 인정받게 돼 기쁘다"(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영화니까 꼭 봐주세요. 정말 많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화차'(감독 변영주)로 배우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배우 김민희(30)의 말이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그의 연기를 눈여겨보던 사람들에게 '역시 김민희'라는 탄성을 불러 일으켰고, 아직까지 그를 패셔니스타로 인식하던 사람들에게 '여배우 김민희', '김민희의 재발견' 등 기분 좋은 평가까지 얻어 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김민희 역시 여배우이기 앞서 칭찬 받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는 영화 시사 후 끊임없이 쏟아지는 호평에 즐거운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쑥쓰러워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느끼며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겠다는 말을 남기는,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인간 김민희'이기도 하다.

김민희에게 이번 영화가 자신의 필모그래피의 첫 페이지를 장식할 영화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들에서 볼 수 없었던 강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냈다. 선영을 연기하는 다른 여배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천사와 악녀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관객들을 매혹시켰다. 그런 그가 왜 이런 시나리오를 이제야 받게 됐을까?

김민희는 영화 '화차'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해 "인연인 것 같다"고 밝혔다. 캐스팅에 고심하던 변영주 감독이 달력에 있는 그녀의 사진을 보고 선영 역으로 그녀를 낙점한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그가 '화차'에 합류하게 된 건 '영화같은 인연' 이었고, 그 인연 덕분에 김민희는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영화에서 연기력을 아낌없이 분출했다.

"배우가 좋은 작품을 만나서 어느 한 시점에 평가 받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작품을 만났을 때 더 돋보일 수 있는데 저한테 이번 작품이 아마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다. 전작들도 애정이 많았고 연기할 때 열심히 했다. 보여드릴 때 부끄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품을 워낙 잘 만났고, 저랑 잘 맞는 작품을 만나서인지 호평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 자신을 선영 역으로 캐스팅 한 변영주 감독에 대한 신뢰도 크다. 촬영장에서 한 신을 끝낸 후 가장 먼저 확인했던 것도 변영주 감독의 얼굴이었다. 오케이를 외칠 때, 변영주 감독 특유의 표정을 확인했다. 모니터를 보는 것은 그 후의 일이었다.

"저를 처음에 캐스팅한 부분에서 부터 전 신뢰가 컸다. 다른 시각으로 보신다는 그것 자체로도 고맙고 신뢰가 갔다. 얘기를 하고 촬영을 하면서 점점 신뢰가 쌓였고, 나중에는 진짜 '무한신뢰'가 됐다."

변영주 감독이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김민희 내면의 모습을 끌어내 그에게 기회를 제공한 덕분에 그는 배우로서 연기할 수 있는 영역을 한 단계 더 넓혔다. 덕분에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역할까지 소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그에 대한 호평이 뒤따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배우로서 인정받는 것 같은 기분이라 너무 기쁘다. 제가 원했던 것이고 너무나 바랐던 일이다. 그걸 위해서 연기하며 달려왔던 건데, 그래도 천천히 잘 해온 것 같다."

'화차' 팀은 개봉 전 있었던 부산 무대인사에 함께 하면서 몇만 관객이 들지 예상해 봤고 내기를 걸었다. 10만원 씩 걸었던 돈이 100만원이 됐고, 김민희는 이들 중 두 번째로 높은 스코어를 예상했다. 이미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호평몰이 중인 '화차'가 그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배우 김민희.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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