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누구에게나 청춘은 혼돈의 시기다. 영화 '청춘그루브'(감독 변성현)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청춘을 말한다.
영화 시작 봉태규는 "인간들은 말이야 인생에 대해 정의 내리는 걸 참 좋아해"라고 비꼬듯 말한다. 그의 말처럼 청춘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 대해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실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창대(봉태규 분), 민수(이영훈 분), 아라(곽지민 분) 모두 정의내릴 수 없는 삶을 살고 있고, 그 모습은 우리와 닮아 있다.
변성현 감독은 '청춘그루브'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영화 속 주인공들이 29세 정도의 나이대라 청춘이라고 표현하기엔 늦은 나이일수도 있는데 아직 철이 안든 청춘들의 욕망과 사랑,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오해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창대와 민수, 아라로 이뤄진 램페이지스는 홍대 언더그라운드에서 잘 나가던 3인조 힙합그룹이었지만 민수가 음반 기획사로부터 홀로 캐스팅 된 후 해체를 맞게 된다.
'청춘그루브'의 각본을 쓴 변성현 감독은 램페이지스가 해체하고, 다시 만나게 된 세 사람의 하루를 통해 청춘에 대해 얘기한다. 창대와 아라에게 상처 받은 민수는 팀을 떠나고, 이런 민수를 보며 창대는 그가 배신했다고 믿는다. 팀 해체 후 3년 만에 나타난 아라는 잘 나가는 스타가 된 민수와 찍은 비디오로 민수를 협박하며 세 사람의 관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이런 창대, 민수, 아라의 모습은 미숙하기 짝이 없다. 어딘가 위태로워 보이며 자신들의 꿈을 좇는 과정 또한 깨질 듯 불안하기만 하다.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세 사람의 성장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변성현 감독은 미숙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다이내믹한 느낌의 힙합을 소재로 사용했다. 힙합이라는 장르를 청춘을 이야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지만 영화 속 음악들은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 봉태규와 이영훈의 수준급 랩 실력, 곽지민이 부른 '메기의 추억'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귓가에 맴돈다.
여기에 영화 속에서 열연한 데프콘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변성현 감독은 직접 극중 민수의 파트너 춥스 역으로 분해 깨알 재미를 더했다.
지난 2009년 첫 촬영을 시작한 저예산 영화가 개봉하지 못할 것이란 다수의 예상에도 불구, 2012년 관객들 앞에 선보이게 됐다. 그 결과물을 확인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개봉은 15일.
[해체되기 전 램페이지스(위), 봉태규-이영훈-곽지민(아래). 사진 = '청춘그루브' 스틸컷]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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