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7선발까지 정해야 한다. 그리고 거의 정해졌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프로야구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경우에는 대부분 5인 선발 로테이션이며 일본의 경우에도 6인 로테이션이다. 하지만 1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만난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은 "7선발까지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왜일까.
▲ "사실상 신인, 실력 보여주기 위해 무리하다보면 다칠 수 있어"
지난 시즌 종료 이후 SK 선발 마운드는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었다. 지난 몇 년간 SK 선발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던 김광현, 송은범 등이 부상과 수술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두 명의 외국인 선발(게리 글로버, 브라이언 고든)과도 헤어졌다.
이로 인해 2012시즌을 맞이하는 SK 선발 마운드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이름들로 채워졌다. 김광현, 송은범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다른 선수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해야 한다.
문제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뛰어본 선수가 거의 없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풀타임 선발을 가장 많이 뛴 선수는 외국인인 아퀼리노 로페즈다. KIA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한 로페즈는 2009시즌 이후 3년동안 선발로 활약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마리오의 경우 마이너리그 통산 등판한 156경기 중 116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선발투수이기는 하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확실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
국내 선수 중 선발 자리를 노리고 있는 김태훈, 박종훈, 이영욱, 윤희상, 임치영, 박정배 등은 풀타임 선발 경력이 전무하다. 호시탐탐 선발을 노리는 신승현의 경우에도 마지막 풀타임 선발이 2006년으로 6년 전이다. 주축 선수들의 재활 속에 검증되지 않은 선발투수 후보가 많아 7인 선발이라는 구상까지 나왔다.
이만수 감독의 7선발 구상은 부상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로페즈를 제외하고는 국내 무대에서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다보니 선수들의 오버 페이스를 우려한 것이다.
이 감독은 "선발투수 중 로페즈 한 명을 빼고는 거의 신인이나 다름 없다"며 "다른 선수들의 경우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힘을 무리해서 쓰다보면 다칠 수 있다. 때문에 미리 7선발까지 정해야 한다. 그리고 거의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한 명의 선발투수가 다치게 되면 바로 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놨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기존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로 가지만 부상 선수가 나오면 언제든 그들을 대신해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선수 2명을 미리 정해놓겠다는 뜻이다.
주축 투수들의 공백 속에 정식 감독 첫 번째 시즌을 맞는 이 감독의 이러한 구상이 시즌 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사진=SK 이만수 감독]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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