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따뜻한 봄바람만큼 관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물들일 영화가 등장했다. 바로 첫사랑의 감성을 건축이라는 소재로 버무려낸 이용주 감독의 영화 '건축학개론'이 그 주인공이다.
'건축학개론'은 서연(한가인 분)이 15년 만에 건축가가 된 승민(엄태웅 분)을 찾아와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하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영화는 현재의 서연과 승민, 대학에서 건축학개론 수업을 함께 듣던 20세 시절의 서연(미쓰에이 수지 분)과 승민(이제훈 분)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며 관객들을 추억 속으로 인도한다.
함께 집을 지어나가는 두 사람은 과거 첫사랑의 기억을 하나씩 꿰맞춰가며 감성을 자극한다. 이들은 삐삐로 서로에게 연락을 하고, 이어폰을 한 쪽씩 나눠 낀 채 CD플레이어에서 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자신들의 사랑을 키워 나간다.
골동품 가게에서나 찾아볼 법한 이런 물건들은 관객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 015B의 '신 인류의 사랑' 등이 더해져 아날로그의 추억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또 첫사랑 앞에서 한 없이 순진무구한 이제훈, 청순미로 스크린을 장악한 수지, 과거 첫사랑 앞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엄태웅, 갑자기 나타나 첫사랑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한가인까지 네 배우들의 물 오른 연기는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며 또 다른 명품 멜로의 탄생을 예고한다.
이번 영화에는 숨겨 놓은 복명도 있다. 첫사랑을 되짚어 가는 아련한 추억여행인 탓에 주연인 네 배우는 시종일관 진지하다. 이를 보완하고 영화 속 큰 웃음을 안기는 인물이 조정석이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된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명품조연들 못지않은 물오른 연기를 선보인다.
조정석은 이제훈의 절친한 친구이자 재수생인 납뜩이 역으로 출연해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이름붙인 독서실 동기이자 고등학생 '싱숭'이와 열애중인 그는 첫사랑앓이 중인 이제훈에게 허세 가득한 연애스킬을 전수하며 웃음을 안긴다. 심지어 친구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하는 장면에서도 코믹한 모습을 선보이며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건축학개론'에는 첫사랑의 아련함이 녹아 있고, 옛 세대들이 공감하는 웃음이 담겨 있다. 2012년 봄, 그동안 바쁜 생활에 잊고 지냈던 따뜻했던 지난날이 그립다면 '건축학개론'으로 그 마음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20대 후반에서 30대라면 더욱 추천할 만하다. 개봉은 오는 22일.
[사진 = '건축학개론' 스틸컷 중 과거의 승민과 서연(위), 현재의 승민과 서연(아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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