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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해를 품은 달'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5일 밤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 (진수완 극본, 김도훈 연출 이하 '해품달')은 한가인과 김수현이 사랑을 맺으며 종영했지만, 여전히 두사람의 로맨스에는 아쉬움이 크다. 더불어 그동안 둘의 로맨스에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평들이 오가며 '궁중로맨스'는 빛을 잃었다.
성인연기자 김수현 한가인 정일우 등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해품달'은 제2막을 알렸지만 시청자들은 지금까지도 어린 훤(여진구 분)을 비롯한 아역 김유정(연우 역), 이민호(양명 역), 임시완(허염 역)을 쉽게 품에서 놓지 못했다.
아역배우 여진구와 김유정의 첫사랑의 힘은 강력했다. 가슴 설레는 풋풋한 감정과 함께 어린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절절한 로맨스를 펼쳐 지금의 '해품달' 인기에 공헌했다.
여진구가 김유정에게 사랑고백을 했던 "잊어달라 하였느냐. 잊어주길 바라느냐. 미안하구나. 잊으려 했으나 너를 잊지 못하였다"는 명장면이 탄생하기도 했다.
궁중 로맨스를 표방한 만큼 성인들의 등장과 함께 더욱 애잔한 러브신이 연출되길 기대했고, 또 예상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되도 가슴 뛰는 연애 장면은 드러나지 않고 궁중의 암투, 대신들의 음모에 대적하는 김수현의 외로운 싸움과 한가인을 잃지 못하는 그의 그리움만 드라마에 가득했다.
전개도 더뎠다. 아역에서 성인으로 전환되는 6회에서 기억을 잃은 연우는 14회에 기억을 찾는다. 무려 8회라는 시간동안 한가인과 김수현은 서로에 대한 존재를 혼란스러워하며 폭발력없는 로맨스만 연출할 수 밖에 없었다.
훤은 밤마다 연우의 죽음을 떠올리며 잠 못 이루고, 중전 보경(김민서 분)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다. 왕의 합방을 지지하는 세력을 저지하려 애쓰며 연우를 향한 마음은 "내 마음은 가질 생각은 하지도 마라"라는 가시돋힌 말을 통해 중전에게 반감으로 표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훤의 '연우 사랑'은 오롯이 아역들의 로맨스에 의존하며 그 감정을 이해해야 했다.
연우가 기억을 찾았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연우의 죽음에 대한 내막을 밝혀내기 전까진 오히려 더 조심스러웠다.
좀처럼 더딘 전개에 시청자들은 불만을 품고 연장으로 인한 늘어짐이 아닐까 추측했지만 첫 계획대로 20회로 종영을 알려 허탈함을 안겼다.
마지막 방송을 한회 앞둔 19회에서조차 로맨스가 아닌, 세자빈 시해 사건에 연루된 외척 세력의 척결과 이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설(윤승아 분)의 죽음이 몰고 온 어두움만 가득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로맨스는 소멸하고 추리극 성격이 짙어진 채 종영을 맞은 '해품달'에 남는 아쉬움이다.
[한가인(왼쪽) 김수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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