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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국민드라마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 맹활약한 김민서는 화사한 패션으로 기자를 만났지만 얼굴에는 아쉬움과 우울함이 가득했다.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고 이별하는 기분이에요”라고 말한 김민서는 ‘해품달’ 촬영이 끝난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실감이 안 난단다.
그만큼 애착이 강했던 ‘해품달’에서 김민서는 영의정 윤대형(김응수 분)의 딸 보경으로 등장해 중전이 되지만 훤으로부터 승은을 받지 못하고 눈을 뜬 채 자살하는 ‘너무도 불쌍한 악역’을 열연했다. 극중에서는 온갖 악행과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였지만 백옥 같은 피부와 공손한 말투는 이자가 과연 귀신에 홀려 악을 질렀던 보경인가 싶었다.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하는 기분”
“기존 사극에 나오는 여러 중전의 자세나 톤을 많이 벗어나려고 노력했어요. 역사이지만 ‘해품달’은 판타지 요소가 강하잖아요. 내가 역사 속 중전이 아니라 임금인 훤을 사랑하는 여자라고 생각했죠. 연기 할 때 중전이라는 직위를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중전이기 전에 여자라는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시청률 40%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마냥 즐거웠을 것만 같지만 힘들었던 점도 많았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 그 감정을 모르겠었다고. 그래서 그는 상상 속에서 한가인을 죽였다.
“대본대로만 연기하면 시청자들이 보기에 거짓말처럼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민서가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직접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에 밤에 불 끄고 베개를 연우(한가인 분)라고 생각하고 때렸어요. 정말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요. 그리고 ‘나는 죽였다’고 생각하고 잤어요. 촬영장 가면 막 한가인씨가 돌아다니잖아요. 그럼 혼자 ‘귀신인데’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어요. 아마 한가인씨는 모를거에요.”
“그렇다고 한가인씨랑 사이가 안 좋은 건 아니에요. 많이 붙지는 않았지만 제가 되게 좋아했어요. 특히 털실 가득한 양말이 제가 시초에요. 그것도 알려줬어요. 옆에서 이렇게 보면 한가인씨는 말하시는 거나 정말 좋은 분 같아요.”
독하게 연기했다. 그래서 그런 광기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인터뷰 도중에도 갑작스레 보경의 연기를 직접 보이기도 했다. 순간 눈빛이 변하면서 중전 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직 보경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김민서가 연기한 보경은 불쌍한 악역으로 방송 후반 시청자들의 동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가 본 보경은 어떨까.
“정말 불쌍한 여자에요. 특히 ‘옷 고름신’은 너무 잔인하지 않나요? 아무리 훤을 사랑했다고 하지만 그런 상황을 원하는 ‘옳다구나’하고 받아들일 여자는 없지 않을까요. 보경이는 합방이 성사 됐어도 아마 미쳤을꺼에요. 열렬히 사랑하는 남자가 억지로 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하면. ‘중전 옷고름 한 번 풀어볼까?’ 이 대사는 너무 잔인한 거 같아요”
‘해품달’을 통해 가장 섹시한 남자로 등극한 김수현과의 생활은 어땠을까? 김민서는 실제 현실에서도 한가인에 질투를 했다고 한다. 특히 김수현한테.
김민서는 “한 번은 훤, 운, 형선이 모여 있기에 이전에 뭐 찍었냐고 하니까 연우랑 자치기 장면을 찍었대요. 그 때 확 훤을 째려보면서 ‘좋으셨습니까? 저는 몇 시간째 대기했는데 연우랑 자치기를 찍어 좋으셨습니까?’라고 말했죠. 그럼 김수현은 ‘거 가만히 계시오 중전’ 이러면서 대꾸해요”라며 마지막화 때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는 “마지막화 때 제가 죽었는데 수현이가 안 우는 거예요. 원래 대본에도 안 우는 걸로 돼 있었고요. 그런데 괜히 서운하더라고요. 제가 ‘정말 안 울 거야? 연우 때는 그렇게 울더니 내가 죽으니까 안 울어? 빨리 울어’라고 생떼를 부렸어요. 김수현이 그 때 횡설수설 하더라고요. 이런 게 정말 많아요. 그래서 쉽게 친해졌나봐요”라고 웃어보였다.
[김민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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