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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정겨운(29)이 기지개를 폈다.
정겨운은 지난 13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극본 정경순 장영철, 연출 유인식)에서 천하그룹 본부장 최항우 역을 맡아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항우는 일에 있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사랑 앞에서는 엉성하고 순박한 청년이었다.
"원래 재밌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상반된 매력의 항우를 연기하며 정겨운은 행복했다. 지난 15일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정겨운은 배우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었던 역할을 만난 점에 대해 고마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표시했다.
"항우는 어떻게 보면 악역이 될 수도 있고 착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남자에요. 제가 의도했던 것과 작가님이 주신 대본이 싱크로율이 잘 맞아서 연기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어요. 사무적일 때는 카리스마 있게 똑 부러지는 연기를 했고 우희(홍수현 분)와 있을 때는 나사 빠진 모습을 보이며 부드럽게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홍수현씨와 있을 때가 진짜 제 모습이에요. 그런 모습을 잘 표현하기 위해 집에 있는 신을 찍을 때는 앞머리를 내렸죠(웃음)."
정겨운은 그간 카리스마 있는 외모와 냉소적인 이미지 탓에 재벌 역할을 많이 맡았다. 그래서였을까 '샐러리맨 초한지' 내 정겨운의 연기는 더욱 새로웠다. "원래 재밌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정겨운은 인터뷰 내내 극중 코믹한 연기를 재연하는 등 즐거운 상황을 만들었다.
"코믹연구를 많이 했어요. 한번은 홍수현씨를 밀어넣고 나쁜남자인 척하며 냄새를 맡는 신이 있었는데 제가 흰자를 보이며 냄새를 맡자 감독님께서 '마약하는 애 같다'고 웃으셨어요. 이외에도 촬영감독님께서 웃음이 터져 엔지가 난 적도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 애드리브성 코믹연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제가 인간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망가지고 싶었어요."
'샐러리맨 초한지'는 이범수와 정려원의 멜로보다 정겨운, 홍수현의 멜로가 더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홍수현과 첫 호흡을 맞춘 정겨운은 홍수현에 대한 칭찬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우희와 항우가 재회하는 신은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아무래도 저희 멜로가 더 애절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깊이 있게 잘 써준 것 같아요. 마지막회에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싶었죠. 찍을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덕분에 멋있는 놈으로 남은 것 같아요. '죽기살기로 해보자'는 생각 뿐이었어요. 원래 눈물이 많지 않은데 여자친구와 헤어져 밤새 울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눈물을 흘려야 겠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금방 나는 것 같아요."
정겨운와 홍수현의 사랑은 애절했던만큼 동작 하나하나가 화제로 남았다. 특히 두 사람의 키스신은 애정신이 별로 없었던 극중 활력소로 작용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홍수현씨와는 이번에 처음 만났어요. 이미지가 너무 좋으셔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죠. 키스신은 엔지 없이 갔어요. 키스신 전 서로 아무 이야기안하고 찍었는데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여러 각도에서 정말 오래 찍었는데 그림이 예뻤는지 모든 컷이 다 방송된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래 방송된 키스신은 처음봤어요."
극중 백여치 역의 정려원과 우희 역의 홍수현은 상반된 매력으로 시청률 고공행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정겨운에게 두 사람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여치는 털털하고 대범한 스타일고 우희는 예쁘고 여성적인 스타일이죠. 때로는 여우같기도 하고요. 저는 여치와 같은 털털한 스타일이 더 좋아요(웃음)."
'샐러리맨 초한지' 방송 말미에 방송된 에필로그는 또 다른 묘미로 작용했다. 코믹요소를 중시한 극중 특성상 에필로그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에필로그는 시청자들 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재미로 다가갔다.
"에필로그가 처음 생기게 된 것은 작가님 의도였던 것 같아요. 가볍게 터치하는 방식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였던 것 같아요. 정말 많은 에필로그가 있었는데 배우들도 재밌어서 서로 생각하고 기발한 상상을 했어요. 어떤 장면을 찍으며 그 장면과 관련된 에필로그를 생각해 서로 웃곤 했죠."
SBS '자이언트' 제작진과 배우들의 재결합으로 화제를 모은 '샐러리맨 초한지'는 화기애애한 촬영현장으로 유명했다. 정겨운 역시 '자이언트'에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이범수를 비롯해 정려원, 이기형 등 배우들과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했다.
"촬영분위기에 적응을 잘했어요. 특히 정려원씨와는 연기적인 부분에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들과 스태프들이 한번 찍어본 분들이어서 호흡이 잘 맞았고 연기하기에 좋았어요. 잘 짜여진 곳에서 연기에만 열중할 수 있었죠. 이기형 선배님과도 많이 친해져서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이번 드라마로 주변에서 호평을 많이 들었다"고 밝힌 정겨운은 차기작으로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달려갈 전망이다.
"이번에 영화 쪽으로 좋은 기회가 생길 것 같아요. 일본에서 팬미팅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원래 '샐러리맨 초한지' 끝나고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더 열심히 활동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연기가 정말 재미있어요. 아직도 부족하고 해야 될 것이 많아요. 제 연기를 보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발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겨운.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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