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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백여치는 전무후무한 캐릭터."
시청자들은 백여치를 보며 스트레스를 풀었고 감정을 이입했다. 그러다보니 백여치에게 정이 들었고 캐릭터에 애착을 쏟았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요즘 백여치는 시청자들을 대변해 그들의 가려움을 긁어줬다.
"백여치 캐릭터는 저에게도 도전이었어요. 제 원래 성격과 비슷한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만 다른 면이 더 많거든요. 전 표현을 못하는 성격이라 거침없이 표현하는 백여치를 통해 모든 스트레스 날렸어요. 연기하기에 굉장히 부담도 됐었지만 굉장히 시원했어요. 한국 드라마상 이런 캐릭터는 없었던 것 같아요 비교대상도 없고, 전무후무한 캐릭터였죠."
화가 나도 혼자 삭히고 표현할 수 없었던 눈물 많은 배우 정려원은 백여치를 연기하며 속 시원함을 느꼈지만 그만큼 연기하는데 있어 걱정도 많았다.
"처음에는 욕을 먹을거라고 생각했었요. 시청자분들이 적응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터넷도 하지 않았죠. 시청자 마음 속에 공감을 얻어내는 게 배우의 직업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정도를 지키려고 하니 쉽지 않았죠. 그래도 예쁘게 봐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이범수 선배님덕분에 백여치할 수 있었어요."
정려원이 '샐러리맨 초한지'를 만나게 된 계기는 이범수였다. 우연한 기회에 친해진 이범수는 SBS '자이언트' 이후 의기투합한 '샐러리맨 초한지'에 정려원을 추천했고 백여치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범수씨에게 정말 많이 배웠어요. 처음 작품을 같이 하자고 하시면서 '너가 작품에서 신나게 노는 것을 보고싶다'고 이유를 설명해주셨어요. 워낙 아이디어가 넘치는 분이라 연기를 하기 전 2~3개의 연기방식을 생각해서 오셨어요. 평소 진중하신 분이지만 넘쳐나는 끼는 감출 수가 없더라고요."
"한번은 해질녘 장면 촬영을 위해 5분밖에 촬영시간이 없었어요. 그 장면을 위해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가 5분만에 찍었죠. 정말 화장실에서 볼일보다가 끌려나와 '후드러' 맞고 다시 들어간 기분이었어요. 그래도 극은 완벽하게 완성됐죠. 마지막회 에필로그 역시 원신 원컷으로 갔어요. 그 많은 동선들이 한번에 맞아 떨어졌죠."
"'샐러리맨 초한지'는 죽다 살아난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 속 배우 정려원의 재발견은 바로 코믹요소. 정려원은 웃겼고 그래서 밉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안하무인 이기적인 백여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긴커녕 마음껏 웃었다.
"주위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면 제 표정이 만화책 같대요. 표정이 많아서 말 하기 전에도 무슨 말을 할지 다 안다는거죠. 제 얼굴만 보고 있어도 웃기대요. 이런 것들을 잘 이용해서 연기했던 것이 유효했던 것 같아요."
'샐러리맨 초한지'는 정려원을 살려낸 작품이다. "죽기살기로 작품에 임했다"는 정려원은 "내가 살아난게 아니라 작품이 나를 살려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죽다 살아난 작품이에요. 종영소감으로 트위터에 '살아났다'고 남긴 것처럼 목숨을 내놓고 죽기살기로 했어요. 이제는 오지에 가서 돌도 씹을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그래도 저는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자기가 하는 일이 즐겁지 않으면 그냥 버텨내야 하는 시간같아요."
정려운은 인터뷰 말미 백여치에 대해 애정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말투, 행동에서 조금씩 여치의 모습이 세어나오는 그녀에게서 그간 최선을 다한 흔적이 엿보였다.
[정려원.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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