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최근 KBS 2TV '이야기 쇼 두드림'에 출연해 화제가 된 영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의 명강의 어록이 공개됐다.
변영주 감독은 지난 17일 방송된 '이야기 쇼 두드림'에 출연, 솔직하고 꾸밈없는 강의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해줬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지극히 현실적인 '걱정하지마. 잘 안 될거야'였다. 변영주 감독은 "멋대로 살아왔던 삶에 가장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은 1985년 4월 6일"이라며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불법 자료집을 보고 스무 살인 내게 죄의식이라는 것을 느꼈고, 그때부터 혁명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로 변영주 감독은 학생운동을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졸업을 몇 개월 앞두고 성적을 보니 학점이 1.98. 망했다고 생각한 어느 날 연습장을 꺼내 가장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적게 됐고, 좋아하는 것을 적다 보니 공통점을 찾게 됐다. 바로 영화.
변영주 감독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다행히도 전 그때 어떤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망해 있었거든요. 두려울 게 없었어요. 이왕 망한 거, 즐거운 일 하다 망하면 '너 왜 그렇게 인생 망했니?'라고 물어볼 때, '좋은 거 하다 망했지 뭐.' 뭐 이런 폼이라도 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7년 동안 세 편의 연작 다큐멘터리인 '낮은 목소리'라는 영화를 만들고 나서 동시에 주목을 받게 된 그녀에게 많은 사람들은 "어? 변영주 아니에요? 너무 훌륭하세요. 영화는 못 봤지만"이라는 반응들이었다고. "나는 영화 감독이고, 영화를 만들고 싶고, 영화를 하는 앤데 왜 사람들은 영화는 보지도 않고, 칭찬부터 하는 거지? 그래, 이 영화를 보지 않고는 칭찬은 커녕 욕도 하기 힘들도록 영화를 봐야만 나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라고 생각한 변영주 감독은 상업영화를 찍기 위해 충무로로 가게 됐다. 이후 '밀애'와 '발레교습소'를 만들었지만 둘 다 흥행에 실패했다. 변영주 감독은 그 당시 'H2'라는 만화에서 깨달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너는 너를 완전히 연소시킨 경험을 갖고 있니?' 사람은 언제나 모든 일에 자기를 완전히 연소시키면 좋을 텐데 우리는 끓기만 하면 그게 연소됐다고 착각한다고. 자기를 완전히 하얗게 태워버리지 않았는데, 조금 몸이 뜨거워지는 순간 자기가 다 타버린 줄 안다고. 너는 궁금하지 않냐고. 저 친구가 완전히 연소하는 모습이."(H2속 대사)
변영주 감독은 "만화를 보고 울긴 또 처음이었어요. 아, 나는 언제나 나를 다 태웠다고만 생각하는 구나. 나를 완전 연소 시켰다고 생각하는 데, 연탄으로 따지면 밑의 2/3가 아직 검은색. 내 머리만 하?R던 거에요"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변영주 감독은 '화차'를 제작하기 전 제일 힘들었을 때는 시나리오를 쓰는 기간이 아니라 시나리오를 주고 투자를 기다리는 기간이었다며, "아, 시나리오 재미있다. 배우 이선균이 한다고? 괜찮은데? 감독이 누구? 걔가 이런 걸 만들 줄 알아? 걔가 이제는 영화를 만들 줄이나 안데? 같은 느낌이 오는 거죠. 그러니까 말은 안 하지만, 나 때문이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가장 힘들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영주 감독은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마지막 조언을 남겼다.
"여러분은 하고 싶은 일이 있긴 해요? 그런데 뭐가 걱정이 되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여러분들은 이미 남들보다 너무나 많은 것을 가진 건데. 실패하면 어때요. 인생은 정말 길어요. 제발 인생을 스무 살에 입신양명 하셔서, 서른 살에 대박을 터트려서, 서른 네 살에 전원주택 짓고, 은퇴할 것처럼 자기 삶을 설계하지 마세요. 마흔 넘어서 심심하고 세상 안 궁금하시면, 어떻게 사실래요? 자기의 삶을 재미있게 가져가세요."
한편 '화차'는 개봉 12일만에 전국 160만 관객을 동원했다.
다음은 변영주 감독의 '두드림' 말말말.
망해도 폼나게 망하려고 이 일을 시작했다.
돈이 되지 않아도, 내 것을 하고 싶다.
내 영화를 봐야만 나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
너는 너를 완전히 연소시킨 경험을 갖고 있니? 사람은 언제나 모든 일에 자기를 완전히 연소시키면 좋을 텐데 우리는 끓기만 하면 그게 연소됐다고 착각한다고. 자기를 완전히 하얗게 태워버리지 않았는데, 조금 몸이 뜨거워지는 순간 자기가 다 타버린 줄 안다고.
마흔 살이 됐는데, 여전히 인생은 불안하고 내일 일은 모르겠고 아직도 모르는 게 궁금한게 너무 많고 잃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봉준호 감독, 최동훈 감독.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좋다. 이유는 그들이 완전 연소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막 사세요. 그리고 어른들 말 듣지 마세요. 친구랑 얘기하세요.
애들한테 언제나 구명보트를 내려줄 수 있는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진=변영주 감독]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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