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홈런을 치고 적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상기돼 있었다.
SK 와이번스 내야수 안정광이 '끝판대장' 오승환을 상대로 홈런포를 터뜨렸다. 안정광은 2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회 오승환에게 역전 투런포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SK는 안정광의 홈런에 힘입어 삼성을 4-2로 꺾었다.
안정광은 제물포고-제주산업대를 졸업한 뒤 2010년 SK에 입단했다. 이후 1군 무대를 호시탐탐 노렸지만 워낙 탄탄한 진용을 자랑하는 SK 내야진이기에 이를 뚫기가 쉽지 않았다. 2년간 1군 무대 출장은 지난 시즌 기록한 15경기가 전부.
치러지고 있는 시범경기에서도 1군에 살아남기 위해 매경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그동안의 노력의 성과가 이날 나타났다. 6회부터 최정을 대신해 3루수로 나선 안정광은 양 팀이 2-2로 맞선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우리나라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 6구까지 끌고 간 안정광은 볼카운트 2-2에서 오승환의 142km짜리 직구를 통타했고, 이 타구는 왼쪽 폴대를 그대로 맞혔다. 역전 투런 홈런이었다. 안정광으로서는 시범경기, 1군경기를 통틀어 첫 홈런포, 오승환에게는 지난해 5월 20일 이후 처음으로 맞은 홈런이었다.
경기 후 덕아웃에서 만난 안정광은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계속 흥분 상태였다"며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앉지도 못하고 계속 서 있었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한국 최고 마무리 투수에게 홈런을 때려 정말 기분이 좋다. 야구를 하면서 최고의 순간이다"라고 밝혔다.
안정광은 타격 순간에 대해 "홈런을 노린 것이 아니었다.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안타가 한 개도 없었다. 때문에 안타 하나를 치려고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록 이날은 홈런으로 팀 승리 주역이 됐지만 안정광은 자신이 해야할 역할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타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백업으로서 1군에 있기 위해서는 수비가 중요하다. 감독님 역시 그 부분을 주의 깊게 보신다. 개막전 엔트리에 무조건 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을 맞은 안정광이 이날의 기쁨을 이어가며 2012시즌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SK 안정광.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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