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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배우 송재림은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대사보다 눈빛으로 말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서늘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가장 크게 다가갔지만, 인터뷰 내내 진지함이 묻어난 꾸밈없는 이야기를 전하는 그에게서 의외의 모습들을 하나 둘 발견했다. 얼핏 느낀 그의 귀여운 면모는 종방연의 큰 무대에서 칼춤으로 폭발했다. '해품달' 속 '차가운 궁궐의 남자' 운을 넘어선 다양한 매력이 잠재된 송재림이다.
데뷔가 늦다. 학창시절은 어땠나.
"주어진 틀에 맞게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누구나 한 번쯤 고민을 하는 시기가 있다.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자의식, 나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했던 시기다. 대학교를 다니다 휴학을 하고 배우가 하고 싶어 연기아카데미를 직접 찾아갔다. 커피숍, 고깃집 등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기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모델, 연예계 진출 염두에 뒀나.
"배우가 되고 싶었다. 모델이 되면 길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배우 꿈을 이룬 지금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후회는 없다"
어릴 적부터 기럭지가 남달랐나.
"어느 순간 키가 확 자랐다.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을 갖는 사람에서 많이 발생하는) 기흉도 앓은 적이 있다. 딱히 몸매 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운동할 때는 혼자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수영을 즐긴다"
"머리 기른 지가 3, 4년도 넘어 짧았을 때 내 모습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긴 머리가 잘 어울린다는 말들도 있어 나 역시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긴 머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역할에 따라 자를 수도 있다. 죄수 역이 들어온다면 삭발할 마음도 있다"
'삭발' 이야기에 연기에 대한 열정이 실감 난다. 모델출신 배우 중 롤모델은?
"모델은 배우를 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딱 두 가지를 구분을 지어 생각하지는 않았다. 롤모델이 있다기보다는 점차 좋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다"
'해품달' 여자출연자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누구인가.
"현명한 여자가 좋다. 극 중 연우(한가인 분)가 그런 면에서 일치하는 것 같다"
원작보다 운 비중이 많이 줄었는데 아쉽진 않았나.
"별로 아쉽지 않았다. '해품달'에는 내가 맡은 운뿐만 아니라 풀어갈 이야기가 많았다. 물론 러브신에 대한 갈증은 있지만, 다음 작품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양명과 훤에 이어 나까지 러브라인에 얽히면 드라마가 너무 복잡해졌을 것이다"
"처음에는 운처럼 과묵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다는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장난기도 많아진다. 물론 장난하고 스스럼없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연애할 때는 어떤가.
"연애 경험이 많지 않고 좋아하는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도 못한다. 사람들을 대할 때 굉장히 촌스럽고 투박하다. 연애할 땐 나쁜 남자 같다. 그렇다고 2NE1 뮤직비디오에서 연기한 못된 남자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일과 사랑으로 분리한다면 일에 더 치중하는 편이라 소홀한 면이 있는 것 같다. 결혼을 꿈꿀 만큼 진지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꾼다. 아직 그런 경험이 없다"
차기작은 골랐나. 해보고 싶은 연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작품은 없다. 다만 나를 사용해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 위로받을 수 있고, 마음으로 울부짖는 캐릭터를 만나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 구체적인 작품을 꼽는다면 영화 '홀리데이' 이성재 선배님의 역할을 해보고 싶다"
송재림, 모델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금세 수긍케 하는 작은 얼굴, 큰 키, 누구나 쉽게 소화할 수 없는 헤어스타일로 나름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모델이 아닌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고 싶었던 그에게 '해를 품은 달'은 그 기회의 발판이 됐다. 어떤 이는 행운이라고 말하겠지만, 내면에 송재림이 다져온 내실과 판단력이 순간 빛을 발했다. 앞으로 그 빛을 얼마나 환하게 비출지 또 다른 시작점에 놓여있는 송재림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송재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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