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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초한지’에서 엄청난 광기 어린 연기를 선보였다. 방송이 끝난 뒤에는 김서형에 대한 칭찬과 호평이 쏟아졌다. 애잔함과 동정심을 갖고 있는 모가비를 탄생시킨 덕분이었을 것. 하지만 푼수끼, 남자 앞에서의 행동이 먼저 보였다. 방송을 보면서 “김서형은 남자를 많이 홀려 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절로 매력이 느껴졌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모가비는 없었고, 부드럽고 여성적인 김서형이 있었다. 그 확신은 굳어졌다. 하지만 답은 ‘아니오’였다.
“남자 만난지 너무 오래됐어요”
김서형은 “남자 만난 지 너무 오래됐어요. 그래서 여기서 많이 즐겼죠. 하하. 사실 남자한테는 좀 쿨해요. ‘아니면 말고’죠. 애써 노력하지 않아요. 그래서 되게 오그라들었어요. 방송 초반에 기형 선배가 ‘연애 안 해본 거 티나네’이러는 거예요. 그 얘기 듣고 안 되겠다 싶어서 정말 열심히 훑었죠. 손으로. 예전에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찍을 때 많이 배웠어요. 어떻게 하면 섹시해 보이는지”라고 손짓을 막 따라했다.
그는 “장량하고 있을 때 어색하게 웃었는데, 그게 저에요. 좀 남자 앞에서 잘 웃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게 어색해 보였나 봐요. 난 되게 마음에 들었는데. 그런 장면을 넣어주셔서 작가님한테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최근 그의 인터뷰를 보면 ‘열애설을 만들겠다’는 내용이 종종 보인다. ‘많이 외로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언제 가장 외로워요?”라고 물어봤다.
“이렇게 날씨 좋은날 문득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좋은 날 왜 나는 혼자 안국동 거리를 걷고 있을까요. 자전거를 자주 타는데 혼자 타고 싶은 날도 있을 거고 지인들과 타고 싶은 날도 있고, 남자친구랑 타고 싶은 날도 있잖아요. 가끔 그렇게 순간 순간 외롭다는 생각을 하죠.”
늦은 나이에도 불구, 미모에 여성미도 있는 여자가 남자가 없다니. 자연스레 “남자 보는 눈이 까탈스럽냐”고 물었다. 그는 “연애 안 한지 너무 오래돼서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잘 생기고 키도 크면 좋죠. 그런데 중요한 건 느낌이고 대화가 맞아야 되지 않을까요. 돈이 많아야 되나. 정말 중요한 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더라도, 뭔가를 할 때는 나와 같은 방향을 보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라고 웃어보였다.
그가 처음 알린 작품은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이었다. 첫 주연 작품이라고 했다. 1994년도 KBS 공채 탤런트에 뽑히고 계속 조연과 단역만 오갔단다. 그렇다고 해도 여성으로서 쉽지 않은 작품. 어떻게 택하게 됐을까.
“‘맛섹’은 제가 꽂힌 부분이 있었어요. 연애 스토리고 그 안에 섹스는 있을 수 밖에 없는 내용이잖아요. 그 작품은 그 얘기를 하고자 하는 거고. 벗는 거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연기자로서는 당연히 벗을 수 밖에 없지 않겠어요. 당시에 너무 조연 단역만 해서,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길 원했어요.”
영화에 눈을 돌린 이유 역시 열악한 제작환경 때문이었다. 김서형은 “방송국을 다니면서 느낀 게 순발력이었어요. 난 순발력이 있지도 않았어요. ‘이 역할로 왜 생각할 시간을 안 주지?’ 고민했어요. 대본도 늦게 나왔고. 주위에서 영화 해보라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해줬어요”라며 “다시 드라마로 돌아왔을 때는 미칠 뻔 했어요.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너무 다그치면서 찍고, 바로 이동하고. 배우들은 차안에서 공부하고. 배우기 때문에 맞춰야 하는 건데, 욕심도 있고, 그런데 너무 적성에 안 맞아요”라고 털어놨다.
최근 김서형은 후배 정려원으로부터 존경어린 칭찬을 받았다. 사고가 난 마지막 촬영에서 굳이 리액션을 일어나서 받아줬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앉으라고 했는데 굳이 일어나서 찍었다고. 그게 정려원에게는 큰 감동으로 전해졌단다.
이에 김서형은 “아프다고 핑계대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쩔뚝쩔뚝 거리고 피 흘리는 것도 아니었잖아요. 이해를 바라고 싶지 않았어요. 려원이도 대단해요. 려원이도 쓰러진 적 있었어요. 영화 일정이랑 같이 병행하면서 쓰러진거죠. 되게 안쓰러웠어요”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 상황이 쓰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못 쓰러지고 일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고 내가 한 일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고맙게 생각하기는 한데, 좀 오글거려요”고 닭살돋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또 그는 “우리는 가족이 잘못돼도 바로 못가요. 방송을 해야 되니까. 한예슬씨도 옳은 말 한 거지만 방송을 펑크 내서 난리가 난거예요. 방송은 해야 되니까. 나 하나 제대로 못하면 돈 물어줘야 하잖아요. 그렇다고 ‘나몰라라’ 연기만 할 수도 없고. 배우라고 연기만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라고 속마음을 전했다.
[김서형.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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