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투수 김병현(33)이 실전 투입을 위한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계획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김병현은 오는 30일 사직구장 롯데전에서 시범무대를 치르고 4월 2군 무대에서 실전감각을 기른 뒤 5월부터 정규시즌에 합류할 예정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김병현의 등판에 대해 "팀 성적과 선수를 바꾸고 싶지 않다. 서두르다가 부상이라도 당하게 되면 올 시즌 전체 계획이 무산될 수 있다"며 "김병현이 100% 완전하게 준비가 됐을 때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야구팬들을 TV 앞으로 집중시켰던 김병현은 199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에 입단해 2001시즌 중반부터 애리조나의 뒷문을 책임지며 당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2시즌에는 36세이브를 기록해 특급 마무리가 됐고 2004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두 번째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라 동양인 최초로 양대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드이글스에 입단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 1군 무대에서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지난해 짧지 않은 공백이 있었던 만큼 현재 김병현의 컨디션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회복력이다. 김병현은 지난 가고시마 캠프에서 두 차례(3일, 6일), 목동구장에서도 두 차례(15일, 21일)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21일 라이브 피칭을 마친 김병현은 "지난 목요일(15일) 피칭으로 인한 피로감이 아직 안 풀렸다. 몸이 전체적으로 무겁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3일 일본에서의 라이브피칭이 가장 좋았다"고 밝혔다. 이는 라이브피칭 이후에 아직 회복력 더뎌 오히려 갈수록 구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수들이 실전에서 투구를 한 뒤 겪는 피로와 고통은 일반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한다. 한 번 등판을 하고 나면 숟가락을 들기도 힘들 정도로 어깨에 부담이 간다. 김 감독은 "5년 동안 100승 이상의 성적을 올릴 정도로 계속 무리를 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유증이 온다. 선수들의 팔은 재생이 잘 안된다"며 "코치진과 스태프들이 선수의 몸상태를 신경쓰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눈 앞의 성적을 위해 선수를 혹사시키는 것 보다 선수보호에 신경쓰고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관건은 투구폼 최적화이다. 김 감독은 "투수가 10년 이상 던지면 자신도 모르게 폼이 바뀐다"며 "다리 축의 변화가 생기고 하체 순발력과 팔 각도가 점점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병현의 현재 근력과 순발력, 유연성 등은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투구폼이 그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현재 몸상태에 최적화된 투구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투구폼 최적화를 과제로 꼽았다.
김병현 스스로도 변화를 시도하며 자신에 맞는 투구폼을 찾는 데 열중인 모습이다. 21일 라이브피칭을 마치고 김병현은 "체인지업과 직구를 던질 때 팔 각도를 바꿔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저런 방법으로 투구폼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김병현은 "투구폼을 변화시켜도 좋은 볼이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최적화된 투구폼을 찾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정상급 구위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김병현이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구위를 되찾는 것은 쉽지않다. 하지만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국내로 돌아와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김선우(35, 두산 베어스)는 투구 스타일을 바꾸면서 한층 진화했고, 서재응(35, 기아 타이거즈)은 구속은 잃었지만 뛰어난 제구력으로 국내 무대에서 활약했다. 김병현 또한 충분한 준비를 통해 완벽한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른다면 한 단계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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