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동부가 79-54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 종료 부저는 울렸고 모비스의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역시 동부는 강했다. 정규시즌 최다승-최다연승-최고승률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역대 최고의 팀 다웠다. 그러나 모비스는 동부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정규시즌 각종 기록을 섭렵한 강동희 동부 감독에게 모비스는 "상대하기 부담스러운 팀"이다.
모비스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하자 역대 최초로 정규시즌 5위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도 꿈이 아님을 보여주는 듯 했지만 결국 동부의 '질식 수비'에 가로 막히며 모비스의 꿈도 그렇게 사라졌다.
최고라는 반열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들의 한 시즌을 보면서 '야무지다'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야무지다'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성질이나 행동, 생김새 따위가 빈틈이 없이 꽤 단단하고 굳세다.'라는 것. 모비스의 '사령탑' 유재학 감독이나 코트의 '사령관' 양동근만 봐도 틀린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복귀하기 전까지 19승 24패로 승률은 5할도 되지 않았지만 중간 순위에는 정확히 6위에 랭크돼 있었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안착한 모비스는 함지훈이 돌아오자 10승 1패라는 놀라운 전적을 올리며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시즌 전 6강 진입도 힘겨워 보였던 모비스의 순위는 어느새 5위에 올라 있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왔음에도 유재학 감독은 "아직 모른다. SK, LG와의 남은 경기를 모두 내주면 힘들다"라고 손사래를 쳤고 함지훈이 돌아왔을 때만 해도 유재학 감독은 "걱정이 더 크다"라며 신중함을 보였지만 역시 엄살로 드러났다.
어떻게 보면 유재학 감독의 빈틈 없는 성격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모비스는 지난 해 12월 31일 6강 경쟁 상대였던 SK전에서 84-79로 승리했다. 8점차로 앞선 종료 2초를 남기고 김선형에게 쉽게 3점슛을 내줬지만 승패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아직 6강 진출이 결정되지 않았다. 나중에 골득실로 순위를 정할 수도 있다. 어린 선수라 그런 걸 잘 모른다"라며 김선형을 수비했던 이지원을 나무랐다. 당시 4득점에 그쳤던 이지원은 이듬해 2월 2일 SK전에서 22득점을 올리며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우리 팀에 와서 처음으로 잘 했다"라는 칭찬을 받았다.
명감독의 조련 아래 모비스는 성장하고 있다. 지금도 완벽한 전력은 아니지만 모비스는 양동근을 필두로 젊은 선수들이 버팀목이 된 덕분에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진출엔 실패했지만 모비스의 올 시즌은 분명 많은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것임이 틀림없다.
다음 시즌 모비스의 전력은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김시래가 가세하고 이번 시즌 뒤 귀화 혼혈 선수를 영입할 자격이 주어져 정상급 선수를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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