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치 짠 것 같다. 27일 현재 2012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 순위표를 보면 놀라운 점이 발견된다. 선두 한화부터 최하위 삼성까지 순위를 뒤집어보면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와 얼추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4승1패)를 필두로 2위 넥센(4승2패) 3위 LG(3승2무2패) 공동 4위 KIA(3승1무3패) 두산(2승3무2패) 공동 6위 SK, 롯데(3승4패) 8위 삼성(1승5패)이 차례로 늘어서 있다.
시범경기 순위를 잠시 뒤집어 보자. 삼성, 롯데, SK, KIA, 두산, LG, 넥센, 한화 순이 된다. 여기서 넥센과 한화만 다시 뒤바꾸면 2011년 정규시즌 순위와 똑같아진다. 지난해 최하위팀이 이번 시범경기서 그만큼 선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실제 넥센은 지난주 연이어 뒤지던 경기를 역전해 짜릿한 승리를 따내며 4연승을 달렸고, 한화도 돌아온 김태균이 힘을 보태며 쉽사리 지는 경기를 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선두 삼성은 투수들이 제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며 최하위로 밀려났고, 롯데도 FA 듀오 정대현의 수술과 이승호의 부진이라는 악재가 겹쳐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화는 박찬호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부상 중인 필승조 박정진을 제외할 경우 100% 가깝게 자신들의 전력을 뽐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대신 정범모(타율 0.444), 25일 청주 삼성전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연경흠(0.500), 한상훈(0.333) 등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하고 있고, 넥센도 비밀병기 김병현이 아직 출격하지 않은 걸 제외하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있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조중근(0.308) 등 주전과 백업을 오갈 수 있는 타자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이런 점이 어울려 연일 명승부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이나 롯데는 시범경기서 이런 모습이 없다. 삼성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부상 선수 없이 전지훈련을 마쳤지만, 막상 시범경기에 들어서자 믿었던 불펜진이 부진하고, 타선도 아직은 잠잠하다. 롯데는 팀 타율 0.292로 타선은 그럭저럭 잘 터지지만, 정대현과 이승호가 이탈 및 부진하면서 마운드의 기본 얼개가 헐거워진 상황이다. 이런 형국이 이어지면서 류중일 감독과 양승호 감독이 원하는 그림이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흥미로운 건 중, 하위권에 처진 팀 감독들은 시범경기는 그야말로 시범경기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막판 뒤진 상황에서도 필승조가 아닌 계획된 투수 운용을 펼치고 있다. 승패는 철저히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화와 넥센 등은 다르다. 지난해 워낙 패배가 많았던 탓에 시범경기부터 선수들에 철저하게 이기는 야구를 주입하려고 한다. 반면 SK 이만수 감독이나 LG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를 시범경기 치르듯 할 수 없다.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운용하겠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정규시즌까지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180도 다르다. 지난해 시범경기 하위권을 전전했던 삼성이 국내 최초 트리플 크라운(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을 기록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역대 시범경기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팀이 정규시즌서 그대로 호성적을 이어간 전례도 많다. 현 시범경기 순위를 뒤집을 경우 지난해 정규시즌 순위와 흡사한 건 어디까지나 우연이다. 다만, 현재 시범경기서 하위권에 처진 팀들이 시범경기 마지막 6연전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어 최종 시범경기 순위, 그리고 정규시즌 초반 페이스 등과의 관계는 분명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진= 시범경기 2위로 선전 중인 넥센 선수단]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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