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프로야구 개막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경기일 뿐이다. 주전 선수들은 컨디션을 점검하고 백업 선수들은 1군 엔트리에 몇 남지 않은 자리를 두고 마지막 경쟁을 벌이는 시기다. 승패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시범경기 기록을 믿지 않는 게 현명할 정도로 신빙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팬들의 열기는 정규시즌과 비교해도 손색 없다.
지난 24일 잠실 두산-KIA전에서는 1만 6000여명의 팬들이 야구장에 모였다. 문제는 이날 날씨가 최악이었다는 것. 2회말 두산 공격이 시작하려는 순간, 눈이 내려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당장 경기 취소를 하지 않고 날씨가 나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결국 경기는 재개됐고 정규경기로 인정되는 5회까지 경기를 진행했다.
공식 기록지에 적힌 내용은 '기상악화로 인하여 5회말 종료 후 콜드게임'. 지난 2010년 4월 14일 광주 KIA-두산전에서 '강설 취소'가 된 사례가 있지만 '기상악화 콜드게임'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것이었다.
구단의 한 관계자는 "팬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면 눈보라가 친 2회말에 경기가 취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구장에 모인 1만 6000여명의 팬들 때문에 쉽게 경기를 취소할 수 없었다는 것.
이러한 '강추위'에도 팬들이 발길을 찾는 것은 그만큼 야구 인기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3월에도 '꽃샘추위'가 누그러지지 않아 선수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 부상의 위험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 부상이라도 입으면 캠프 때의 노력이 모두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 만큼은 남쪽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고, 선동열 KIA 감독 또한 "시범경기를 굳이 본 구장에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물론 정규시즌이 개막하고 시즌 초반에도 추운 날씨가 지속돼 이를 위한 적응도 필요한 것이기는 하나 따뜻한 캠프지에서 몸을 만들어온 선수들이 갑작스런 기후 변화로 애로를 겪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정규시즌을 위한 전초전이다. 그렇다면 그 기간 만큼은 선수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시범경기를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선수가 다치지 않고 야구하는 것이야말로 정규시즌 개막을 앞둔 팬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시범경기에 모인 구름 관중.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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