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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여심을 미혹한 김수현의 낮은 목소리는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김수현의 입에서 대답이 돌아오기를 재촉할 필요도 없었다. 고르고 골라 김수현의 입에서 나온 대답들은 대부분 정확한 표현, 또렷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리고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특히 목소리에 힘이 있었다.
김수현이 처음으로 연기에 발을 내디딘 건 고2 때, 김수현은 그 시절의 자신을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로 기억하고 있었다.
"제가 성격이 너무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다 보니까 안 그래도 외동아들인데 어머니가 걱정이 많이 되셨나 봐요. 처음에는 '웅변이라도 해볼래?'라고 하시길래 '아이고. 웅변을 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하나' 싶었죠. 어머니가 '연극이라도 해볼래?'라고 하셨을 때는 그건 좀 궁금했어요. '한 번 해볼까?'했고 작은 동아리에서 배우게 됐어요"
"그 때 알게 된 형님들이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형님들인데, 배우가 되는데 있어서 정말 좋은 말들을 많이 배웠어요. 기억에 남는 말은 '감정은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기억해 내는 것이다'. 연기를 하면서 느끼는 게 되돌아봐도 맞는 말 같아요. 제자리에서 감정을 만들어 내려고 하면 아무 것도 안 나와요. 그리고 배우에게 있어서 연기를 하며 배우가 느끼는 자기만족, 곧 쾌락이겠죠? 그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자기만족이 연기를 하는데 자기합리화가 되면 안 된다. 잘못된 배우다. 사실 이 말은 쭉 이해를 못하고 있었는데, '해를 품은 달'을 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단편영화 '최악의 친구들'에서 김수현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춘기란 남자 아이를 연기했다.
"2008년에 찍은 영화인데, 굉장히 공부가 많이 됐어요. 처음 경험해본 영화라서 신기한 게 많았고, 재미있었고요. 하지만 대본을 잘 소화하지 못했다는 기억이 남아 있어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은 내용이었어요. 표현해보고 싶고. 친구를 위한, 또 친구로 인해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다시 무언가를 생각해 볼 수 있게끔 하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흥미롭게 연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 전에는 김수현이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대본리딩까지 참여했지만 결국 하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꽃보다 남자'에서 하차한 게 '결과적으로 잘된 것이었나?'란 질문을 했다.
"글쎄요. 뭐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물론 그 때 그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면 한 번 더 공부가 되었겠죠. 공부를 못하게 된 거네요. 하하"
"평생 연기를 하는 게 꿈인데요. 꿈이 평생 연기를 하는 것이라면 목표가 있잖아요? 저는 목표가 관객들에게 신뢰받는 배우가 되는 거에요. 그래서 초조해하지 않으려고요. 지금 시기에는 더 많이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해를 품은 달', 사극, 첫 주연, 이런 게 더 소중한 것 같고,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배우 김수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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