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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는 선발 투수다'의 경연은 끝났다. 이제 '나는 에이스다'의 경연이 시작됐다.
삼성은 애당초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을 비롯해 지난해 14승을 거둔 윤성환과 좌완 듀오 차우찬과 장원삼, 베테랑 배영수와 신예 정인욱까지 7명이 '나는 선발투수다' 경연을 펼쳤다. 그 결과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 선발진을 변형 6선발 체제로 끌고나갈 것임을 밝혔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까지 누구든 성적이 나쁜 1~2명을 경쟁에서 낙마시키려고 했으나 시범경기 초반까지도 딱히 처지는 투수가 보이지 않자 결국 정인욱을 2군에 보내 선발 수업을 지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나머지 6명의 선발 투수들을 로테이션 순번에 맞게 기용하면서 상대팀 데이터와 선발들의 컨디션 등 상황에 따라 변칙적으로 운용할 것임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중요한 원칙이 있다. 1~3번 순번에 들어갈 선발 투수들이 확실하게 자신의 로테이션을 지켜줘야 4~6번 순번에 나설 선발들이 탄력적으로 기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6선발 체제의 가장 큰 장점은 투수들이 컨디션과 상대팀 데이터에 맞춰 최상의 몸 상태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히 불펜 투수들의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1~3번 선발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해 불펜진에 부하가 걸릴 경우 4~6번 선발 투수들이 나설 때 불펜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원투쓰리 펀치가 흔들릴 경우 자칫 6선발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가장 구위가 좋은 2~3명 정도는 시즌 내내 꾸준히 제 몫을 해줘야 6선발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선발진 선봉에 나설 투수, 특히 에이스가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은 선발진이 풍부하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확실한 에이스는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가 한창인 28일 현재 선발진에서 기록상으로 가장 떨어지는 투수는 2경기 평균자책점 4.50의 탈보트다. 그러나 탈보트는 삼성이 지난해 두산 더스틴 니퍼트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영입한 투수다. 시즌 초반에는 어느 정도 선발진 앞 순번에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기록상으로는 26일 대구 롯데전서 7이닝 무실점의 짠물 투구를 보여준 윤성환이 가장 돋보인다. 2경기 평균자책점이 0.75에 불과하다. 차우찬도 1경기 평균자책점이 1.80에 불과하고 장원삼도 1패를 안았지만 평균자책점은 3.60으로 나쁘지 않다. 긴 이닝 소화가 검증되지 않은 고든(2.70)과 배영수(0)도 좋은 페이스다.
지난해 이맘때 류 감독은 일찌감치 차우찬에게 신뢰를 보낸 바 있다. 심지어 정규시즌을 앞둔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자신있게 개막전 선발로 차우찬을 지목했다. 에이스로 삼으며 믿겠다는 뜻이었다. 과연 올 시즌에는 어떠할까. 선발진 1차 공천이 선발 경쟁이었다면, 2차 공천은 에이스 경쟁이다. 2차 공천의 결과에 따라서, 변형 6선발의 성패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왼쪽부터 윤성환, 차우찬, 탈보트, 고든, 장원삼, 배영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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