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조인성이가 참 잘하네요.”
28일 문학구장. 한화와의 시범경기를 앞둔 SK 이만수 감독은 “참 잘한다”며 조인성 칭찬에 여념이 없었다. 조인성은 이날 경기서 선발 포수로 출장해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최경철과 교체됐다. 그러나 전날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이번 시범경기서 타율 0.381을 기록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조인성이 SK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실 조인성은 SK의 굴러들어온 돌이다. 기존의 박경완과 정상호로 이어지는 화려한 포수 진용을 갖춘 SK는 굳이 조인성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이 감독은 타격 능력이 뛰어난 조인성을 FA로 영입해 타선 보강을 했다. 이른바 포수 '빅3'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어쨌든, SK는 조인성에게 포수 수비나 투수 리드 등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조인성이 빛나는 부분은 다름 아닌 투수들을 이끌어가는 능력이다. 올 시즌 SK는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짜는 게 고민이다. 김광현과 송은범은 4월에는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용병 마리오가 호투를 이어가고 있고 로페즈가 듬직하지만, 토종 선발을 육성하는 게 최대 과제다. 아무리 불펜이 뛰어난 SK라고 해도 어차피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건 결국 선발투수라는 점에서 이 감독은 선발진 구성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자연히 경험이 적은 이들을 다독이는 포수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 와중에 조인성이 27일 한화전서도 선발 출장했고, 이날까지도 본인이 마스크를 쓴 이닝에서는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다. 27일 경기서 호투한 박정배는 “인성이 형이 제 투구의 볼끝이 좋으니까 쉽게 맞지 않을 것이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고 할 필요가 없다”고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고, 28일 경기서 아직 호흡이 완벽하지 않은 마리오에게도 자신있게 변화구를 구사할 것을 수시로 주문하며 치켜세워줬다. 이밖에 올 시즌 부활을 노리는 이재영이나 FA 이적생 임경완과도 무난한 호흡을 보였다.
이런 역할은 애당초 이 감독이 조인성에게 굳이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조인성은 현재 타격 뿐아니라 투수들을 이끄는 모습에서도 이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이 감독이 “조인성이 참 잘한다”고 기자들에게 칭찬을 한 것도 그래서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의 박경완과 정상호가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킬레스건 수술 후 재활 중인 박경완은 시범경기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상호도 발목을 삐끗해 재활군으로 내려간 걸 감안하면 차고 넘친다던 SK 포수진은 현재 결코 풍족하지 않다. 최경철이 있지만, 아직은 좀 더 성장해야 할 포수다. 결국 현 상황에서는 포수 빅3 중 굴러들어온 돌 조인성이 박힌 돌들을 밀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1루 수비 연습도 당분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조인성.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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