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 우승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았지만 차기 시즌 신한은행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다. 신한은행 전력의 절반이라는 하은주, 올 시즌 주전으로 성장한 이연화, 그리고 이들을 키워낸 ‘농달’ 임달식 감독이 차기 시즌 신한은행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 임달식 감독 이적 루머의 진실은
임 감독은 올 시즌 자신이 키워낸 선수들을 주축으로 성장시켜 전무후무한 통합 6연패를 이끌어 냈다. 한 마디로 여자 농구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다. 이런 그에게 이적 루머가 따라다닌 건 하루 이틀 전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그 루머의 비밀이 어떻게든 풀릴 날이 다가오고 있다. 임 감독이 신한은행과 맺은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과연 임 감독은 신한은행에 남을까,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날까. 칼자루는 임 감독이 쥐고 있다. 신한은행은 어마어마한 업적을 일궈낸 임 감독에게 좋은 대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주변 상황도 임 감독의 ‘행복한 고민’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당장 여자농구에서는 올 시즌을 끝으로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신세계 정인교 감독의 계약이 만료됐다. 이미 신세계는 정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또한, 감독대행으로 올 시즌을 보낸 우리은행도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WKBL 6개 구단 중 4팀이 감독 계약이 만료됐거나 새 사령탑을 찾아야 할 상황인 것이다.
임 감독은 검증된 사령탑이다. 이미 여자농구 판에 발을 디딘 지 5년이 다 됐다. 때문에 신한은행이 아닌 다른 팀의 장, 단점도 현미경처럼 꿰뚫고 있다. 당장 다른 팀으로 옮기더라도 연착륙에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남자 구단으로의 이적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남자 팀들이 임 감독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2부 대학 조선대를 1부로 승격시키며 남자 선수를 지도해본 경험도 있다. 숱한 역경을 이겨낸 잡초 근성은 남자 팀을 맡더라도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임 감독은 아직 향후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양손에 떡을 쥔 임 감독이다. 만약, 임 감독이 거취를 옮긴다면, 올 시즌 직후 남녀프로농구를 망라한 사령탑 이동 도미노가 발생할 수도 있다.
▲ 거물급 FA 하은주 이연화
임 감독의 거취 외에 당장 궁금해지는 대목은 바로 하은주와 이연화다. 둘은 올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둘 외에 다가올 에어컨리그에서 여자농구 FA 대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은주의 가치는 두 말하면 입 아프다. 누구나 군침을 흘릴만한 카드다. 올 시즌에는 아프지도 않았다. 내구성마저 인정받기 시작했다. 주가가 폭등할 징조다. 하은주는 지난 5년간 신한은행의 중심이었다.
이연화도 하은주 못지 않은 FA 최대어다. 이연화는 올 시즌 신한은행의 풀타임 주전으로 도약했다. 정확한 외곽슛을 바탕으로 올 시즌에는 돌파와 속공 마무리, 수비 등에서 두루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WKBL 6개 구단은 대부분 쓸만한 슈팅 가드가 부족하다. 이연화는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전 슈팅 가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기본적으로 둘 모두 잡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둘 모두 팀을 떠난다면 내년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여자농구 전체적으로는 흥미로운 일이지만 신한은행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선수, 감독 FA 3인방이 신한은행을 울릴까, 웃길까.
[헹가래 받는 임달식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