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KIA 역시 당혹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42·KIA)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이종범은 3월 31일 한화와의 시범경기가 끝난 뒤 선동열 감독, 김조호 단장과의 면담을 통해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사실 이종범의 은퇴가 아주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미 2009시즌 종료 후 KIA는 이종범에게 조심스레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이종범이 선수 생활 지속 의사를 굽히지 않았고 지난해까지 그라운드에서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종범의 거취 문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또 다시 불거졌다. 노장 선수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는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종범은 변함없이 2012시즌을 뛰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3월 30일 대구 원정에서 이순철 수석코치가 이종범에게 "1군 엔트리에 자리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종범은 은퇴를 선택했다.
갑작스레 이종범의 은퇴 소식이 전해졌으니 팬들로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팬들 뿐만 아니다. 구단 역시 이종범의 은퇴 소식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KIA 구단측은 이번 은퇴가 구단의 압력이 아닌 본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팬들이 알아줬으면 하고 있다. KIA 김조호 단장은 "플레잉 코치를 제안했다"며 "연봉도 보전하기로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종범 선수가 곧바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종범 역시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종범은 "경쟁에서 밀린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처음부터 이런 말을 하지 왜 이제서야 이런 말을하니 섭섭하다"고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또 "이렇게 하는 것은(갑작스러운 은퇴 발표를 한 것) 팬들에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IA는 이종범에게 처음부터 은퇴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충분히 기회를 줬지만 수비가 전혀 안되기 때문에 이러한 제안을 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종범은 물론이고 KIA 역시 서로에게 섭섭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이종범에게도 타이거즈는 특별한 존재이고 타이거즈에게도 이종범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 이종범과 KIA가 현명을 선택을 통해 아름다운 이별을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으로 보인다.
[사진=3월 31일 갑작스레 은퇴를 선언한 KIA 이종범]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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