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방송 사고인줄 알았다.”
롯데-SK의 2012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둔 1일 사직구장. 이곳에서도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지난달 31일 밤 전격 은퇴를 선언한 KIA 이종범에게 쏠려있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은퇴선언이라는 게 대부분 사람의 반응이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텔레비전으로 야구 하이라이트 방송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막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은퇴선언이라고 나오는 걸 봤다”며 “방송사고인줄 알았다. 저거 잘못된 것 같은데 방송사에 누가 전화를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놀라워했다. 양 감독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생전 잘 안 하는 인터넷에 들어가봤다. 그런데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1위를 하고 있고, 뉴스도 많이 떴더라”고 놀라워했다.
SK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만수 감독은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지만, 해태 시절 이종범과 함께했던 이호준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참고로 이호준은 이종범의 광주일고 5년 후배다. “처음에는 만우절 거짓말인가 싶었다”라고 입을 연 이호준은 “입단할 때부터 종범이 형은 대스타였다. 제대로 말도 못 걸었다”며 이종범의 모습을 회상하더니 “올해 훈련량도 많고 살도 많이 빼셨던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KIA와의 시범경기 때 따로 식사를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식사 자리에서 별 다른 말씀은 없으셨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인 것 같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종범이 형은 생각이 있는 분이다. 나름대로 최선의 결정을 하셨을 것이다. 아직 마음이 복잡하고 다른 곳에서 전화가 많이 올 것 같아 내가 따로 전화를 드리진 않았다. 좀 시간이 지난 뒤에 전화를 해보겠다”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이호준의 옆에 있던 박진만도 거들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WBC에서 함께한 게 마지막이었다. 이렇게 그만두셔서 너무 안타깝다. 좀 더 아름답게 은퇴하셔도 될텐데”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렇듯 광주 뿐 아니라 부산도, 아직 바람의 아들의 은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양승호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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