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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승 6패 1무. 삼성이 류중일 감독 부임 후 2년 연속 시범경기 7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시범경기를 정규시즌 치르듯 전력을 다해 치른 팀이 있었던 반면, 삼성은 전 선수의 컨디션을 정규시즌에 맞춘 채 시범경기를 치렀다. 과연 시범경기서 드러난 성과와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삼성 전력의 실체는 무엇일까.
▲ 이승엽 최형우, LC포 떴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단연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9년만에 한국 무대 공식 복귀전을 가졌다. 시범경기서 성공적인 쇼케이스를 마쳤다. 11경기서 3번 타자로 출장해 홈런은 2개였지만 타율은 무려 0.429(2위) 안타 18개(1위) 타점 7개(5위) 등에서 명불허전의 실력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시범경기서 큰 것 한방을 노리기보다 국내 투수들의 공을 충분히 보며 정확한 타격을 하는 것에 주력했다. 그래도 되는 이유가 있었다. 투수들은 이승엽에게만 견제를 할 수 없었다. 4번 타자 최형우 때문. 최형우는 홈런 2위(2개) 타점 1위(8개)에 오르며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이승엽과 최형우, LC포가 8개 구단 최고의 쌍포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 배영수 부활 조짐
또 하나 시범경기의 수확이었다면, 배영수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것이다. 배영수는 시범경기 2경기에 나서 11이닝 8피안타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구속은 여전히 빨라지지 않았지만, 예년보다 직구 컨트롤은 한결 좋아졌고, 변화구의 각도도 날카로워졌다. 배영수가 좋은 컨디션을 보이면서 삼성 마운드에 숨통이 트였다. 배영수는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다목적 카드다. 언제든 6선발 체제의 후미를 떠받칠 수 있고, 불펜에서 롱 릴리프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삼성 마운드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 내,외야 경쟁 체제 구축
삼성은 일찌감치 8개 구단 중 전력이 가장 두꺼운 팀으로 평가받았다. 그 이유로 해설위원들은 삼성의 주전과 백업의 전력 격차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번 시범경기 들어서도 류 감독은 전 포지션에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포지션이 2루수다. 최근 몇 년간 삼성의 2루는 신명철의 것이었지만, 이제 조동찬으로 주인이 바뀔 조짐이다. 조동찬은 내야 전 포지션 수비가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이밖에 외야에는 김헌곤, 박찬도, 우동균, 내야에는 모상기, 조영훈 등이 기존 주전들과 출장 기회를 번갈아 가지며 기량을 점검했다. 마운드에서는 KIA에서 데려온 좌완 박정태가 주목을 받았다.
▲ 불펜 투수 컨디션 정상화 시급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이번 시범경기서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은 4.48로 최하위였다. 아무리 시범경기라지만, 찜찜한 대목이다. 특히 불펜 필승조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마무리 오승환(9.00)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안지만(7.20)과 권오준(15.75), 정현욱(18.00)도 둘쭉 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류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계획된 투수 운용을 했지만, 지난주에는 필승조를 상황에 맞게 올렸었다. 그런 가운데 필승조 투수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건 삼성의 분명한 불안요소다. 가뜩이나 타선이 시원스럽게 터지지 않은 가운데 불펜마저 불안하다면, 삼성의 시즌 초반 선두권 진입은 결코 장담할 수 없다.
▲ 만만한 상대는 없다. 하지만, 삼성도 본 모습은 아니다
시범경기를 통해서 만만한 팀은 없었다. 한화와 넥센은 확실히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더 이상 상위권 팀의 먹이 감이 아니다. LG도 의외로 끈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SK는 예상 외의 강공드라이브를 걸며 시범경기 1위에 올랐다. 8개 구단 감독들은 시범경기 내내 “시즌 초반이 중요하다. 한번 처질 경우 쫓아가기가 어렵다”는 말을 했다. 삼성이 바짝 긴장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투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는다면 여전히 삼성의 전력은 8개 구단 최고다. 삼성도 이게 실체는 아니다. 류 감독은 분명 전력으로 승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시범경기 막판 쉽게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끈끈한 조직력을 뽐냈다. 여전히 나머지 7개 구단은 삼성을 부담스러워한다. 삼성의 시범경기 7위는 결코 본 모습이 아니다.
[이승엽, 배영수.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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