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자신이 생각하는 장단점에 대해 묻자 장점은 없고 단점은 공을 못 던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본인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한다. 목소리 역시 차분하다. 하지만 이러한 겉모습과 달리 마음 속에는 굳은 각오가 느껴진다.
KIA 좌완 진해수. 2005년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진민호'라 불렸던 진해수는 상무 군 복무를 마친 뒤 올시즌부터 다시 1군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상무 입대 전 느꼈던 아쉬움을 이번에는 모두 털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 "너무 잘하려다 보니 악순환이 된 것 같다"
부산 부경고(전 경남상고) 출신인 진해수는 2005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번으로 KIA에 입단했다. 비록 높은 순위는 아니었지만 투수로 전향한 것이 고등학교 3학년 때임을 감안하면 나쁘지는 않았다.
프로 입단 이후 진해수의 실력은 나날이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는 130km 후반에 그쳤던 최고구속이 150km 언저리까지 나왔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영건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구단은 없었고 그는 유망주로 거듭났다.
이후 진해수는 1군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2007시즌 초반에는 5경기 연속 선발 등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 입대 전까지 그가 거둔 성적은 팀에게나 본인에게나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49경기 출장에 1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35가 전부였기 때문.
이에 대해 진해수는 "(코칭스태프가)기회도 많이 주시고 잘할 수 있다고 말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 때는 왜 그렇게 안됐는지 모르겠다"며 "더 잘하려고 하다보니까 더 안되더라. 악순환이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되돌아봤다.
▲ "다시 프로에 돌아왔을 때는 예전같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
진해수는 주변의 기대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2009시즌 종료 후 상무에 입대했다. 누구보다 아쉬웠던 것은 진해수 본인. 그는 "훈련소에 들어가는데 '내가 대체 뭘 남기고 군대에 가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나와서는 정말 예전같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무에 가서도 그 마음을 절대 안 잊었다. 이를 생각하면 힘들어도 참고 견뎠다"고 설명했다.
2년간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한 진해수는 지난해 가을 KIA에 복귀했다. 상무를 다녀온 2012년과 입대 전을 비교해 달라는 물음에 그는 "2년동안 1군에서 못 뛰다가 돌아오니까 '엄청 하고 싶다'는 집념이 강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상무에 대해서는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지만 여건상 1군에 갈 수 없지 않은가. 절심함이 많이 생겼다"는 생각을 전했다.
▲ 첫 선발 때 봤던 가족들의 웃음, 이를 위해 던진다
KIA에는 상대적으로 좌완투수가 적다. 특히 불펜이 그렇다. 여기에 양현종이 시즌 초반 등판이 불가능함에 따라 박경태도 선발로 전환했다. 개막을 앞두고 1군에서 뛸 좌완 불펜투수는 진해수와 심동섭 정도다.
때문에 KIA가 그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비록 구속은 군 입대 전보다 줄었지만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제구력이 한층 안정됐으며 무엇보다도 간절함을 갖고 있다.
진해수에게 프로 생활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예상 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내심 프로 통산 1승이 전부인 그이기에 첫 승을 거둔 순간이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의 답변은 달랐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올시즌 활약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제가 2007년에 데뷔 첫 선발을 나갔을 때입니다. 사직구장에서 등판했는데 6이닝 1실점을 했습니다. 잘 던지고 못 던지고를 떠나서 가장 인상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경기가 끝나고 나가는데 덕아웃 근처에서 누가 부르더라고요. 부모님이랑 동생이었습니다. 그 때 가족들이 환하게 웃는 표정에서 그동안 힘들게 운동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내가 잘하면 이렇게 가족들이 밝고 좋아할 수 있구나'라고…"
그는 당시 롯데 에이스였던 손민한과 맞붙어 6이닝 1실점으로 팽팽한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이날 팀의 승리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그는 그 때 그날처럼 팀 승리를 위해, 그리고 가족들의 웃음을 위해 2012년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KIA 좌완투수 진해수(첫 번째 사진), 2007년 5월 3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한 진해수의 투구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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