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도 이종범의 야구는 계속되는 줄 알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333(12타수 4안타)에 2차례 득점에 성공하고 타점 1개를 올린 그였다. 이종범은 시범경기 첫 4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장했고 SK와의 개막 2연전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을 몰아쳐 경기 후 당당히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는 등 올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 지난달 31일 한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진 이종범의 은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화됐고 '야구 선수 이종범'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
예상치 못한 은퇴 선언에 팬들은 패닉에 빠졌다. 그를 기념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것이다. 이렇다보니 그의 마지막 기록을 아무 일 없이 지나치고 말았다.
그가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뛴 경기는 지난달 29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였다. 이종범은 8회초 대타로 출전했고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스탠딩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8회말 이종범 대신 황정립이 대수비로 투입됐다. 그것이 이종범의 마지막 타석이 될줄 누가 알았을까.
공식 경기에서 그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려면 지난 해 기록을 찾아야 한다.
지난 해 SK와의 준플레이오프는 그의 마지막 가을 잔치였다. 지난 해 10월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0-8로 패배가 눈앞에 다가온 9회말 2아웃에 이종범은 이승호(현 롯데)와 맞붙었지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다. '포스'가 넘쳤던 이종범 응원가가 흘러나온 것도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이종범의 프로 마지막 타석으로 공식 기록에 남게 된 '생애 마지막 정규시즌 경기 타석'은 지난 해 10월 5일 광주 SK전 8회말이었다. 당시 7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던 이종범은 이전 2타석에서 모두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난 뒤 8회말 3번째 타석을 맞이하지만 정우람의 초구를 때린 것이 우익수 플라이 아웃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9회초 유재원이 대수비로 나서 이종범의 타석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렇다면 이종범이 마지막 안타, 홈런, 도루는 언제 어디서 기록한 것일까.
지난 해 9월 18일 광주 LG전에서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이종범은 3회말 2번째 타석에서 김광삼의 초구를 통타, 펜스 상단을 강타하는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타구가 조금만 높았더라면 홈런이 될 수 있었다. 이 호쾌한 타구가 결국 마지막 안타로 남게 됐다.
이종범은 김상현의 좌전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이것은 역대 3번째 개인 통산 1100득점이자 이종범 개인의 마지막 득점으로 기록됐다. 이날은 KIA가 연장 11회말 차일목이 끝내기 만루포를 터뜨려 극적인 승리를 거둔 날이었다.
마지막 홈런은 지난 해 8월 5일 문학 SK전에서 쏘아올린 것이었다. 유독 문학구장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이종범의 '완결판'이었다. 0-4로 뒤지던 6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이종범은 바뀐 투수 전병두와 6구 접전 끝에 140km짜리 빠른 볼을 공략,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종범은 지난 해 8월 30일 광주 넥센전에서 7-8로 뒤진 8회말 2루주자로 나가 있었다. 이정훈이 몸쪽 공을 던졌고 이종범은 냅다 3루로 뛰었다. 포수 유선정이 3루에 공을 뿌렸으나 예상치 못한 이종범의 도루 시도에 3루수 김민우가 베이스커버가 늦을 수밖에 없었고 이종범은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통산 510번째 도루는 그렇게 기록됐다.
이종범의 마지막 타석을 기념하기 위해 은퇴 경기를 치를 수도 있지만 이미 시즌이 들어가기 전 은퇴를 선언했기에 번거로운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이미 이종범은 구단과 은퇴식을 치르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종범이 지난 해 8월 5일 SK와의 경기 6회초 1사 1루서 SK 전병두로 부터 좌월 투런홈런을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이것은 이종범의 '마지막 홈런'으로 남았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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