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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저 스스로 반성했습니다.”
챔피언결정전은 단기전이면서도 장기전의 성격을 띈다. 7전 4선승제이기 때문에 순간순간의 전략, 전술 수립 및 적용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바뀔 여지가 있다. 단기전 속에서도 흐름을 탄다는 의미다. KGC는 이번 챔피언결정전 들어 전략 및 전술에서 짭짤한 승리를 거뒀다. 2차전서 드롭 존 디펜스로 재미를 봤고, 3차전서 동부가 이를 대비할 것으로 예상하고 아예 쓰지 않다가 4차전서 다시 사용해 승리를 따냈다. 동부는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됐다.
하지만, 4일 열린 5차전서는 또 양상이 달라졌다. KGC는 동부 김주성이 1쿼터서 3반칙을 범하자 골밑에서 우위를 점했다. 쉽게 경기를 풀 줄 알았다. 하지만, 오히려 동부가 앞서갔다. 동부는 박지현과 윤호영의 2대2 공격이 연이어 살아났고, KGC는 오히려 흐름을 내줬다. 이상범 감독은 경기 후 “아차 싶었다. 내가 스스로 쓴 꾀에 넘어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그랬다. KGC는 3~4차전서 지역 방어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자 오히려 동부의 스몰라인업을 막지 못했다. 이상범 감독은 결국 후반 들어 지역 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1차전서 사용해 성공을 거둔 전면강압수비를 사용했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분위기가 KGC로 넘어갔다. KGC 젊은 선수들은 동부의 발을 묶었고, 공격에서는 적극적으로 골밑 돌파를 시도해 벤슨과 윤호영 등의 파울을 유발했다. 결국 후반 초반 분위기를 타 점수를 벌린 KGC는 경기 막판 동부가 스스로 무너지는 우를 범하자 여유 있게 승부를 갈랐다.
이상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동부 선수들에게 기술로 하는 농구를 하면 안 된다. 경험이 적은 데 어떻게 기술로 승부하나. 우리 선수들은 동부보다 한발짝 더 뛰는 농구로 승부해야 한다. 나부터 변칙 작전으로 재미를 보니까 착각을 한 것 같다”라고 하프타임 때 선수들을 다그쳤다고 한다. KGC는 후반 들어 최고참 김성철부터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었고, 본래의 타이트한 대인방어로 돌아왔다. 이어 잇딴 실책을 유발했고 결국 손쉬운 역공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 감독은 “오늘 경기서 또 배웠다. 우리는 꼼수를 부릴 정도의 레벨이 안 된다. 그런 걸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겼지만, 이런 부분에서 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도 경기 막판 집중력을 잘 발휘해줬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변칙 지역방어에서 KGC 특유의 젊음을 내세운 강력한 대인방어와 전면강압수비로 동부의 숨통을 조인 KGC였다.
[이상범 감독. 사진= 안양 한혁승 기자 han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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