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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라는 뜻의 영화 '간기남'(감독 김형준, 제작 트로피엔터테인먼트 더드림필쳐스,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은 본격성인오락영화라는 카피가 잘 어울리는 영화다.
간통 사건에 일가견이 있는 간통전문형사 선우(박희순 분)은 정직 중에도 부업으로 흥신소를 운영한다. 그에게 복직 3일을 앞두고 한 통의 사건이 접수, 불륜 현장을 덮치기 위해 출동했다가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몰릴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치정수사극이 시작된다.
사건현장의 유일한 용의자이자 죽은 남자의 아내 수진(박시연 분)은 치명적 매력을 지닌 미망인으로 등장한다. 김형준 감독이 "이 영화는 내가 학창시절 본 영화 '원초적 본능'에 대한 오마주"라고 칭했던 것처럼 그의 모습은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여기에 박희순 역시 박시연 못지않은 섹시미를 발산하며 스릴러, 코믹을 넘나드는 노련한 연기를 선보인다. 덕분에 관객은 에로틱한 긴장감 속에서 숨죽인 채 점차 위험한 관계로 치닫는 박희순과 박시연의 모습에 빠져들게 된다.
간통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와 두 주연배우의 미묘한 관계, 살인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설정만을 봤을 때 자칫 통속적인 영화로 치부하기 쉽지만 '간기남'은 그런 예상을 뒤엎는다.
관객들은 긴장감, 에로틱, 코믹 요소가 적재적소에 배치된 영화를 보며 유쾌한 농락(?)을 당한다. 진범을 추적하는 빠른 전개 속에 능청과 코믹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대사와 장면들은 기존 익숙했던 스릴러나 코믹 장르가 아닌 '간기남'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또 "두통, 치통, 생리통보다 더 고통스러운 게 간통"이라고 말하는 등 코믹대사를 빵빵 터뜨리는 김정태, 카리스마는 제로지만 인간미 넘치는 서반장을 자신의 옷처럼 소화해 낸 이한위, 너무 진지하고 꽉 막혀서 그 모습이 더 웃긴 주상욱,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캐릭터로 분해 어수룩한 모습을 선보인 이광수의 연기는 영화에 맛을 더한다. 특히 이광수의 표정과 행동은 '배우 이광수'를 각인시키며 벌써 그의 차기작을 기대하게끔 만든다. 개봉은 오는 11일.
[사진 = '간기남' 스틸컷]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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