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런 격언이 있다.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겁게.' 현재 원주 동부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정규시즌서 숱한 기록을 남기며 퍼팩트 우승을 차지했던 동부가 챔피언결정전서 흔들리고 있다. 시리즈 스코어 2-3. 지금 페이스라면 원주 홈팬들 앞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KGC에 내줘야 하는 굴욕적인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 판정 논란, 일단 덮어두자
솔직하게 얘기하자. 이번 챔피언결정전 심판 파울 콜에는 일관성이 떨어진다. 5차전서 로드 벤슨과 강동희 감독의 퇴장, 김주성의 흥분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확실히 5차전 파울 콜은 동부에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동부는 5차전 후 심판설명회를 요청해 5일 KBL 강현숙 심판위원장에게 판정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동부가 패배한 이유의 100%가 심판 판정 때문은 아니다. 이번 챔프전서 KGC는 정말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범 감독의 전술, 전략과 KGC 선수들의 집중력이 빚어내는 경기력은 충분히 포스트시즌 우승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동부가 계속해서 판정에 피해의식을 갖는다면, 반대로 KGC도 찝찝할 수밖에 없다. KGC역시 판정에 대한 불만이 없을 수 없다. 동부에 불리한 판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서 KGC의 노력이 폄하돼선 안 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경기 끝까지 집중력과 냉정함을 발휘한 쪽은 KGC였다. 심판도 분명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승부는 승부다. 설령 코트에서 5대8로 싸운다고 해도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어쨌든 5차전 막판 로드 벤슨의 추태와 강동희 감독의 항의는 보기 좋지 않았다. 억울하더라도 일단 승부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 승부에 집중하면, 여전히 동부는 밀릴 게 없다
동부는 수비의 팀이다. 수비는 상대적으로 공격에 비해 체력과 집중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 KGC의 젊은 패기에 동부 수비는 움츠러들고 있다. 여기에 일관성 없는 파울 콜로 평정심을 잃다 보니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동부는 지금 동부 특유의 끈끈한 수비를 되살려야 한다. 승부에만 집중하고, 평정심을 찾는다면, 동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여전히 KGC에 앞선다.
어차피 KGC도 40분 내내 속공만 할 수 없다. 세트 오펜스를 할 때 집중력을 갖고 수비를 하면서 저득점 농구, 느린 템포의 경기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6~7차전 장소는 적지가 아닌 홈이다. 동부가 흐름만 잡아온다면 원주 홈팬들의 응원 속 KGC가 평정심이 무너질 가능성이 더욱 크다. 사실 알고 보면 5차전서도 동부가 밀릴 듯하면서도 1~3쿼터 내내 전광판에서는 동부가 더 많은 점수를 찍고 있었다. 한, 두 번의 결정적인 계기에 연속 실점을 해 분위기를 내주면서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심판 판정을 떠나서 경기력 자체만 놓고 보면 동부가 급할 이유는 전혀 없다. 동부가 6차전만 잡는다면, 최종 7차전 벼랑끝 승부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지금 동부에 필요한 건 차갑고 냉정한 머리로 판단하되, 열의와 용기, 자신 있는 마음을 갖고 코트에 나서는 것이다. 강동희 감독과 동부의 정신적 지주 김주성부터 냉정함과 평정심을 되찾는다면, 팀 분위기는 금방 정비될 수 있다.
[사진=흥분하는 동부 선수들.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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