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왼손전쟁은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가.
7일과 8일 삼성과 LG의 대구 개막 2연전은 ‘왼손 전쟁’이다. 개막전서 삼성은 차우찬, LG는 벤자민 주키치를 선발로 낸다. 두 팀은 기본적으로 왼손 타자가 많다. 삼성은 대들보 이승엽을 비롯해 최형우, 채태인, 우동균, 정형식까지 왼손 타자다. 허벅지 뒷 근육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빠진 박한이가 있었다면 1~5번 타순을 차례로 왼손 타자로 꾸릴 수도 있었다. LG도 마찬가지다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이대형, 오지환, 서동욱 등이 모두 왼손 타자다. 때문에 류중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개막전서 의도적으로 왼손 선발을 기용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에 양팀은 좌투수의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은 차우찬 외 선발투수가 모두 개막엔트리에 빠져 8일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지만, 개막엔트리에 장원삼이 포함됐다는 게 눈에 띈다. 이는 8일 선발일 가능성도 있고, 여차하면 이날 셋업맨이나 롱릴리프로 기용된 다음 6선발 순번으로 돌릴 수도 있다. 삼성은 올 시즌 변형 6선발 체제를 선언한 바 있다. 불펜에도 권혁 외에 KIA에서 건너온 박정태를 개막전에 대기시킬 전망이다.
반면 LG는 개막전에 노장 류택현과 이상열을 기용할 수 있지만 이들은 어차피 긴 이닝을 던질 수 없어 셋업맨으로 투입 가능한 권혁이나 장원삼보다 활용도가 크다고 할 수 없다. 이로 인해 LG는 이승우와 양승진까지 개막엔트리에 집어 넣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상대적으로 노출이 덜 된 이승우와 양승진이 삼성 타선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두 팀의 2연전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개막엔트리만 놓고 보면, LG가 오히려 왼손 물량에서는 다소 앞서 보인다. 그러나 개개인의 능력, 즉 질이 더 중요하다.
LG는 이번 개막 2연전을 치르면 다음주 롯데와 KIA를 연이어 홈으로 불러들인다. 객관적인 전력상 최약체인 LG로서는 쉬운 상대가 없다. 때문에 왼손에는 왼손으로 맞불을 놓을 요량으로 이번 2연전서 반드시 1경기는 잡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삼성도 다음주 양강 후보로 꼽히는 KIA와 원정 개막전을 치르고 주말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넥센을 홈에서 상대한다. 삼성도 일단 LG를 잡아야 안정적으로 시즌 스타트를 끊을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이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것을 천명한 만큼 이번 2연전은 단 1경기도 내줄 수 없는 총력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사실 삼성은 여전히 왼손 투수에 약한 팀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데이터상으로는 그런 흔적이 없지만, 전통적으로 왼손 투수, 특히 낯선 왼손 투수에게 고전하는 경향은 분명히 있었다. 만약 삼성 왼손 타자들이 시즌 초반부터 LG 왼손투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할 경우 나머지 7개 구단이 삼성전에 왼손 투수를 집중 투입할 게 뻔하다. 그럴 경우 심리적으로 힘들어질 수 있다. 초장에 왼손 투수에 약하지 않다는 이미지를 LG뿐 아니라 나머지 6팀에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개막 2연전을 모두 따낸다면, 그만큼 시즌 초반 순항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왼손 투수들의 LG 왼손 타자 상대 성적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LG는 올 시즌 전력이 약해졌지만, 좌타라인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삼성은 왼손 투수의 의존도가 낮은 팀이다. 차우찬과 장원삼, 권혁을 제외하면 아직 믿고 맡길만한 좌투수가 부족하다. 우완 투수진이 워낙 강력하니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왼손 투수진이 정상급 왼손 투수에 밀리는 경향을 보일 경우 마찬가지로 상대 팀이 향후 삼성전에 왼손 타자를 집중 기용해 삼성의 마운드 운용을 힘들게 할 것이다.
단순히 133경기 중 첫 2연전으로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LG도, 삼성도 절박하다. 삼성은 개막전부터 LG와의 왼손 전쟁에서 이겨야, 시즌 초반부터 순항할 수 있고, 선두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개막전서 맞붙는 차우찬과 이병규(왼쪽부터).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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