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조인식 기자] LG 포수 심광호(35)는 올해로 프로 17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개막전에 선발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09년 삼성에서 단 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선수생활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LG 유니폼을 입고 우리나이로 서른여섯에 개막전 포수로 낙점되는 '작은 성공'을 거뒀다.
심광호는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주키치와 호흡을 맞춘다. 개막전에 선발로 출장하는 기분에 대해 심광호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가는 느낌이다.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고 웃음이 띤 얼굴로 말했다.
이어 포수로서의 고충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내가 잘 쳐야겠다는 것보다 투수들과 어떻게 맞춰야 하나 생각하다 보니 팀에 잠재력 있는 투수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설렌다"고 밝혔다.
심광호가 2012시즌 개막전에서 LG의 선발 포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선발 투수인 벤자민 주키치와의 '찰떡궁합'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겸손해했다. "주키치가 좋았을 때 내가 앉아 있었을 뿐이다"라는 것이 심광호의 설명이다.
심광호는 앞으로 그라운드에 서게 될 날보다 프로에서 생활한 세월이 훨씬 길지만, 마음가짐만은 신인 못지않다. 베테랑 선수가 신인 같은 마음으로 그라운드에 선다는 것은 젊은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흔에 재활을 선택하고 선수로 복귀한 현역 최고령 투수 류택현과 친정으로 돌아온 최고령 타자 최동수에 첫 개막전의 설렘을 안고 마스크를 쓴 심광호까지. "LG가 달라졌다"는 평가는 이러한 고참들의 솔선수범과도 무관하지 않다.
[LG의 개막전 주전 포수로 나서는 심광호.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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