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롯데가 불펜진의 안정적인 활약에 힘입어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롯데는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개막전서 한화에 4-1로 승리했다. 타자들이 골고루 류현진의 볼을 공략하며 승리를 따냈지만, 실상 주루와 수비에서 몇 차례 실수가 있었던 걸 감안하면 아주 깔끔한 플레이를 펼친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날 돋보이는 건 불펜진이었다.
선발 송승준은 롯데가 3-1로 앞서던 6회 1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강영식에게 넘겨줬다. 타석에 고동진이 나설 차례라 양승호 감독이 승부처라고 판단해 좌완 셋업맨 강영식을 투입한 것이다. 한화가 3실점한 류현진을 마운드에 뒀음에도 불구하고 양 감독이 먼저 불펜진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에 한 감독은 즉각 고동진을 빼고 대타로 우타자 이양기를 냈다. 그러나 강영식은 오선진과 이여상에게 더블 스틸을 내줬음에도 침착하게 이양기를 4구 째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하이라이트는 최대성이었다. 최대성은 곧바로 강영식에게서 마운드를 이어받았다. 최대성은 등판하지마자 직구 최고구속 155km을 찍어 사직구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한 감독은 정원석을 냈다가 롯데가 최대성을 등판시키자 다시 왼손타자 연경흠을 내보냈다. 그러나 최대성은 7구째에 내야 땅볼로 위기를 넘겼다.
최대성은 7회에도 계속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 3,4번 타자인 장성호와 김태균에게 전혀 도망가지 않는 직구 승부를 했고, 범타로 처리했다. 최진행과 이대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동점 주자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그를 구원한 좌완 이명우가 좌타자 강동우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철저하게 왼손타자에게 왼손투수를 기용한 롯데의 작전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경기 후 최대성은 “개막전이라 긴장했다. 마운드가 미끄러워서 디담발이 미끌어지는 바람에 제구가 잘 안 됐지만, 다시 땅을 정비한 후 제구력에 신경을 써서 던졌다. 내 투구에 50점 정도 줄 수 있다. 팬들이 나의 투구에 환호해줘서 짜릿했다”라고 소감을 내놓았다.
이명우는 1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고, 8회초에는 '산체스' 김성호 차례였다. 김성호는 독특한 투구폼으로 유명하지만, 경기 전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라고 할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서 신인임에도 당당히 1군 엔트리에 포함됐고, 개막전서 등판까지 했다. 첫 타자 양성우를 잡아낸 데 이어 이여상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정범모를 병살타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마무리는 지난해부터 자리를 잡은 김사율의 몫. 8회말 1점을 더 등에 업어 3점차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사율은 1사 후 장성호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김태균과 최진행을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이날 강영식이 ⅓이닝, 최대성이 1이닝, 이명우가 ⅓이닝, 김성호가 1이닝을 던지며 나란히 홀드를 기록했다. 마무리 김사율도 1이닝을 막아내 세이브를 따냈다. 한대화 감독의 대타 작전을 무력화시킨 롯데의 멋진 이어던지기였다.
롯데는 이승호와 정대현이 부진과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돼 있다. 그러나 둘 없이도 박빙 승부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개막전 승리가 2배로 값지다. 양승호 감독도 경기 후 “중간 투수들이 잘 막아줬다”라고 기뻐했다.
[155km의 빠른 볼을 던진 최대성.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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