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김원형, "노히트노런 뒤 팬들에게 받은 헹가래 기억 남아"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영원한 어린왕자' 김원형이 은퇴식을 갖고 선수 생활을 공식 마감했다.

SK 김원형 루키투수코치는 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치렀다.

1991년 쌍방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원형은 21시즌동안 선수로 활동하며 134승 144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134승은 통산 다승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역대 최연소 노히트노런 기록(1993년 4월 30일 전주 OB전, 20세 9개월 25일)도 갖고 있으며 당대 최고의 투수이던 선동열과 만나 1-0 완봉승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은퇴식 전 만난 김원형은 "인사말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마운드에서는 신경 안섰는데 다른 때는 주목을 받는 것에 긴장한다"고 웃었다.

프로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많은 선수들의 가장 큰 목표가 1군 등록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마침 첫 등판에서 완투승을 기록했다. 그 때가 많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노히트노런을 한 뒤 야구장 출입구 앞에서 팬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던 것도 추억이다"라고 밝혔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김원형은 이날 경기를 앞둔 오후 1시 30분부터 그라운드에서 은퇴식을 진행했다. 공로패와 꽃다발을 받은 뒤 선수단 헹가래 속에 20여년이 넘는 선수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쳤다. 또 이날 경기에 앞서서는 아들 김명현(13)군의 시구 속에 시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한편 김원형의 은퇴에 대해 양 팀 감독, 그리고 32년 친구인 박경완도 아쉬움을 표했다. 김원형과 박경완은 초,중,고에 이어 프로에서도 오랜 시간 같은팀에서 활약했다.

박경완은 "당사자는 담담한 데 내가 더 슬픈 것 같다"며 "꽃다발을 들고가는데 눈물이 났다"고 말한 뒤 "32년간 같이 배터리를 이룬 친구의 공을 못받는다고 생각하니 감정이 묘해진다. 친구의 앞날에 진심으로 축복을 빈다"고 말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커브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며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덕분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KIA 선동열 감독도 "예전에 곱상한 얼굴에도 좋은 공을 던졌는데 벌써 은퇴를 하다니 세월이 빠른 것 같다"고 말하며 김원형의 앞날에 좋은 일이 있기만을 바랐다.

[8일 KIA전을 앞두고 은퇴식을 가진 SK 김원형 루키 투수코치가 선수단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문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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