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조인식 기자]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투수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LG 류택현(41)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류택현은 8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7회말 2사 2루 상황에 등판해 1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지난 2010년 7월 18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류택현은 630일 만의 1군 경기에 등판한 기분을 느끼기도 전에 첫 타자 최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초구에 105km의 느린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한 데 이어 4구째에는 이보다 34km 빠른 공으로 삼진을 뽑아냈다.
8회에는 선두 박석민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두 개를 추가로 잡은 뒤 한희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는 LG의 3-2 승리로 끝났고, 류택현은 2009년 8월 22일 사직 롯데전 이후 960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류택현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웃음기 띤 얼굴로 "던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작년 이맘때 쯤 재활을 시작했는데, 지금 뛰고 있다는 게 믿기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로써 불혹의 나이에 재활을 선택한 류택현은 자신이 옳았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류택현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제 2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기쁘고 뿌듯하다. 중요한 순간에 내가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밝혔다.
한편 류택현은 이날 등판으로 통산 출장 경기수(투수)를 812로 늘렸다. 이로써 이 부문 1위인 조웅천의 기록에 1경기 차로 접근했다. 이변이 없다면 이달 내에 타이기록과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 류택현의 지난달 시범경기 역투 장면.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