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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한국마사회 탁구단 현정화 감독의 마지막 소원은 북한의 리분희 선수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보는 것이었다.
현정화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화 '코리아'에 얽힌 뒷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코리아'는 지난 1991년 결성됐던 사상 최초 남북 단일 탁구팀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당시 41회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에서 불가능에 가까웠던 남북 단일 탁구팀이 결성되고 이들은 이념을 넘어 라이벌이 아닌 한 팀이 돼 세계 최강팀이었던 중국과 맞서싸웠다. 그러나 우승과 동시에 찾아온 이별 앞에 이들은 맥없이 울음만 터뜨렸고, 안타깝게도 그날의 작별 이후 21년간 단 한 번도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다.
'코리아'의 메가폰을 잡은 문현성 감독은 "당시 이십대 초반의 선수들에게 얼마나 가혹한 운명인가"라며 "영화화를 결심하면서 현정화 감독과 술 자리를 여러차례 가졌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현정화 감독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리분희의 얼굴을 꼭 다시 한 번 보고깊다'고 하신 것이다"고 말했다.
현 감독 역시 "처음 문현성 감독이 찾아와 영화화 계획을 말했을 때 '왜 이제서야 왔냐'고 했다. 우리는 스포츠 영화 특유의 감동도 있지만 거기에 우승의 감동도 있고, 또 남북 분단이라는 상황 속에서 오는 민족적 감정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 감독은 "리분희 언니의 얼굴은 그날 이후로 다시 볼 수 없었다. 경기에 나가서 북한측 관계자들을 만나면 '리분희 언니는 왜 지도자 안하냐'고 물어본다"며 "전해 듣기로는 아들이 장애가 있어서 북측에서 장애와 관련된 협회 측 일을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이날 "내가 경기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었는데 그때 경기를 끝나고는 눈물이 흘렀다"며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한편 '코리아'는 오는 5월 개봉된다.
[현정화 감독.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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