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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는 '순위의 딜레마'를 극복할까?
'나는 가수다2'는 4주간의 경연을 거쳐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2명의 가수를 뽑는다. 한 명은 시즌1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낮은 성적을 거둔 가수이고, 다른 한 명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가수다. 명예롭게 하차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1등과 꼴등이 같이 하차하는 시스템은 '나는 가수다2'에게 딜레마를 남겼다.
먼저 가수들의 딜레마다. 여러 부담감에도 '나는 가수다2'의 이점을 기대하고 출연한 건데, 노래를 가장 잘 부르고도, 또는 가장 인기가 많았음에도 4주 만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12월에 있을 '올해의 가수' 경연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지만 8개월을 바라보는 프로그램에서 4주 만에 하차한다는 건, 출연했던 기간과 12월 경연을 뺀 나머지 6개월여 간 시청자들에게 노래를 들려줄 기회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 없다.
김영희 PD가 시즌2의 명예졸업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은 없었으나, 만약 명예졸업 제도도 사라진 것이라면 1등도 꼴등도 아닌 순위를 유지하며 11월까지 장기 출연하는 가수가 나올 수 있는데, 과연 4주 출연과 7개월 출연 중 어떤 게 더 가수들에게 이득일지 여러모로 고민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평가단의 딜레마가 있다. '나는 가수다2'는 생방송으로 전환하며 시청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재택평가단을 도입했는데, 가수들의 순위, 곧 하차 여부가 오로지 청중평가단과 재택평가단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평가단도 가수들과 비슷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노래를 잘한 가수나 좋아하는 가수에게 투표해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표를 가장 많이 받은 가수가 하차하기 때문에 자신의 표가 선호하는 가수를 하차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표를 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반대로 가장 적은 표를 얻어 하차할 수도 있다. 누구에게 투표해야 하는지 평가단은 갈등하게 되고,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순위의 신뢰성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투표의 기준이 애매해지면서 엉뚱한 순위가 나오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가수다2'가 직면할 딜레마는 의외로 간단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가수, 평가단, 제작진 모두가 '1등이 명예롭게 하차한다'는 순수한 취지에 공감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나는 가수다2'의 시작은 공표됐고, 지난해 한국 예능계를 뒤흔들었던 시한폭탄에 다시 불이 붙었다.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 김영희 PD.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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